Page 2 - 고경 - 2019년 7월호 Vol.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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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75호 | 지혜와 빛의 말씀



                        불생불멸不生不滅과 중도中道



                                             성철 스님 | 대한불교조계종 제6·7대 종정





            일체만법이 나지도 않고                         一切法不生
            일체만법이 없어지지도 않나니                      一切法不滅
            만약 이렇게 알 것 같으면                       若能如是解

            모든 부처님이 항상 나타나는도다.                   諸佛常現前

            이것은 『화엄경華嚴經』에 있는 말씀인데 불교의 골수입니다. 팔만대장경이 그렇
          게 많고 많지만 한마디로 축소하면 ‘불생불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불생불멸은 불교의 근본 원리이니 부처님이 뭘 깨쳤느냐 하면 불생불멸을 깨친
          것입니다. 이를 자세하게 설명하면 팔만대장경이 다 펼쳐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보통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세상 만물 전체가 생자필멸生者必滅입니다.
          생겨난 것은 반드시 없어진다는 말입니다. 생자는 필멸인데 어째서 모든 것이 나지

          도 않고 멸하지도 않는다 하셨는가? 빨간 거짓말이 아닌가? 당연히 그런 질문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세상에 생자필멸 아닌 것이 무엇이 있습니까? 무엇이든지 생겨
          난 것은 모두 죽습니다. 그런데 왜 부처님은 모든 것이 다 불생불멸이라고 하신 것
          인지, 이것을 분명히 제시해야 되지 않느냐 말입니다. 그것도 당연합니다.

            이것을 참으로 바로 알려면 도를 확철히 깨쳐서 일체가 나지도 않고 일체가 멸
          하지도 않는 도리를 바로 알아야 합니다. 그렇게 되기 전에는 누구든지 의심을 품
          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이, 일체 만법이 불생불멸이라면 이 우주는 어떻게
          되는가? 상주불멸常住不滅입니다. 그래서 불생불멸인 이 우주를 불교에서는 상주

          법계常住法界라고 합니다. 항상 머물러 있는 법의 세계라는 말입니다.
            … … [하략]                                               │1981년 1월6일, 방장 대중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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