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 - 고경 - 2019년 8월호 Vol.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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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76호 | 지혜와 빛의 말씀



                                     본 마음



                                             성철 스님 | 대한불교조계종 제6·7대 종정






            우리는 모두가 깨끗하고 빛나는 넓은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천추만고千秋萬
          古에 영원히 변함이 없습니다. 설사 천 개의 해가 일시에 떠올라도 이 빛보다
          밝지 못하나니, 이것을 본마음이라고 합니다.
            넓고 가없는 우주도 본마음에 비하면, 본마음은 바다와 같고 우주는 바다

          위에 떠 있는 좁쌀 하나만 합니다. 이 본마음은 생각으로도 미치지 못하고 말
          로써도 형용할 수 없으니, 이러한 보물을 가지고 있는 우리는 영광중의 영광
          입니다.
            이 마음에는 일체의 지혜와 무한한 덕행이 원만 구족하여 있으니, 이것을

          자연지自然智라고 합니다. 이 자연지는 개개가 구비한 무진장의 보고寶庫입니
          다. 이 보고의 문을 열면 지덕을 완비한 출격대장부出格大丈夫가 되나니, 이것
          이 인간 존엄의 극치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이 보고를 모르고 고인들의 조박糟粕인 언어, 문자에서만 찾

          고 있으니 얼음 속에서 불을 찾음과 같습니다.
            이 마음은 거울과 같아서 아무리 오랫동안 때가 묻고 먼지가 앉아 있어도
          때만 닦아내면 본 거울 그대로 깨끗합니다. 그리고 때가 묻어 있을 때나 때가
          없을 때나 거울 그 자체는 조금도 변함없음과 같습니다. …  (하략)



                                                     │1990년 1월1일, 신년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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