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 - 선림고경총서 - 01 - 선림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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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조계육조(曹溪六祖)이후 선(禪)은 천하를 풍미(風靡)하여 당․
송․원․명 시대에 불교가 꽃을 피우게 한 핵심적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오랜 세월이 흐름에 따라 육조 본연의 종지가 많이 변하여
육조의 정통 사상을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대저 육조의 종지는 육조가 항상 주창한 “오직 돈법만을 전한다
[唯傳頓法]”고 하는 것으로서,점문(漸門)은 일체 용납치 않는 것
이다.그러나 중간에 교가(敎家)의 점수사상(漸修思想)이 혼입되어
선문(禪門)이 교가화됨으로써,순수선(純粹禪)은 없는 실정이다.
단경 은 육조의 법문을 전한 유일한 자료이나,그 유통 과정에
서 첨삭(添削)이 많아 학자들을 곤혹케 하였다.다행히도 최고본(最
古本)인 돈황본단경 은 천여 년 동안 석굴에 비장되어 뒷사람들
의 첨삭을 면할 수 있었으므로,육조의 성의(聖意)를 잘 전하고 있
는 것으로 여겨진다.그 가운데서 오락(誤落)된 부분은 각 유통본
을 참조하여 엄정교정(嚴正校訂)하고 사의(私意)는 개입시키지 않
았으며,토를 달고 번역을 하였다.그리고 약해(略解)를 붙여 거룩
한 뜻을 파악하는 데에 도움이 될까 생각하니,권두(卷頭)의 지침
과 함께 읽기 바란다.
선교결 은 서산(西山)만년(晩年)의 명저(名著)로서 단경 이
해에 도움이 되겠기에 더불어 실으니,참학고류(參學高流)는 단
경 을 근본삼아 육조정법을 선양하기 바란다.
불기 이천오백삼십일년 가을
가야산 해인사 퇴설당에서
퇴옹 성철 씀
제1권 돈황본단경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