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림고경(禪林古鏡)에 씀
설봉스님이 하루는 원숭이들을 보고 말하기를
“원숭이가 각각 한 개의 옛거울[古鏡]을 짊어지고 있구나!”
하니,삼성스님이
“숱한 오랜 세월 동안 이름이 없거늘 어찌하여 옛거울[古鏡]이라
고 합니까?”
하고 물으니,설봉스님이
“흠이 생겼구나!”
하되,삼성스님이 말하기를
“일천오백 인을 거느리는 대선지식이 화두도 모르십니까?”
하니,설봉스님이 말하였다.
“노승이 주지 하기가 번거로워서…….”
알겠는가?
비가 연잎을 적시니
향기가 집에 떠돌고
바람이 갈대잎을 흔드니
눈은 배에 가득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