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 - 선림고경총서 - 10 - 오가정종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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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계기로 하여 도반인 백정(栢庭)스님이 72명 조사상을 가져와서
찬을 써달라고 하니,수년간을 영취방산실(靈鷲放山室)에 묻혀서 병을
무릅쓰고 힘껏 글을 썼다.마침내 책이 완성된 후에 쓴 자서(自序)에 ‘보
우 갑인년(寶祐甲寅年:1254)영취방산실’이라 기록되어 있으니,이 5
가정종찬 을 쓰는 데는 약 5년이 걸린 셈이다.또 자서에서 출가하여 제
방을 돌아다닌 지 거의 50년이나 된다고 하였으니,이때 스님의 나이는
50세를 넘었을 것이다.
5가정종찬 의 특징으로는 5가의 종파를 모두 수록하였지만 특히 임
제종 스님들에 치중하였다는 점을 들 수 있다.법안종(3명)과 위앙종(5명)
에 비하면 임제종은 26명으로 월등히 많이 수록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오직 임제종에서만 밀암(密庵)스님 이후에 그 법제자로 송원 숭
악(松源崇岳:1132~1202)스님과 파암 조선(破庵祖先:1136~1211)스님
을 언급하고 있다.파암스님의 제자가 무준 사범(無準師範)스님이고,그
제자가 희수 소담(希叟紹曇)스님이다.
또 법안종의 영명 연수(永明延壽)선사 끝부분에 ‘고려 승려 36명이
법안종을 이었으나 전등록(傳燈錄)에 그 이름과 기연이 기재되지 않았
으므로 여기에서는 생략한다’고 하였다.비록 그 이름은 전해지지 않지
만 이런 사실(史實)은 고려 초기에 법안종의 선풍이 융성한 것과 깊은
관계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