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 - 선림고경총서 - 11 - 마조록.백장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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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장록 해제(百丈錄 解題)
백장스님의 어록은 일찍부터 독립된 본이 있었다. 조당집(祖堂集)
에 의하면,“교화한 인연은 실록(實錄)에 자세히 실려 있다”고 하였고,또
“문도 신행(神行)과 범운(梵雲)이 법어를 결집(結集)하여 어본(語本)을 편
집하였는데,오늘날 어본이 후학들에게 유행되고 있다”고 한 탑명(塔銘)
의 내용에서 문도들이 모은 어록이 있었다는 기록을 볼 수 있다.
고존숙어록(古尊宿語錄)에는 어록(語錄)과 광록(廣錄)을 구분하여
싣고 있는데,광록은 다른 어록과는 달리 긴 자설(自說)의 법문형식으로
서 교학적인 배경이 두텁다.법문은 양변(兩邊)을 떠난 중도(中道)에 입
각해 있고,그 중에서도 대승입도돈오법은 스님의 대승법문이 잘 드러난
부분이라 하겠다.
스님의 제자로는 전등록(傳燈錄)에서 말하듯이 위산(潙山)과 황벽
(黃檗)두 스님이 중요하다.위산스님은 그 제자인 앙산(仰山)스님과 함
께 위앙종(潙仰宗)의 종조가 되고,황벽스님은 임제(臨濟)스님을 배출하
여 임제종의 원류가 된다.즉 5가 종파에서 최초의 두 파가 백장스님 아
래에서 나온 것이다.
백장스님 이후,선원(禪院)은 생활면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생겼다.이
전에는 율원(律院)등에 속해 있던 선원이 독립적인 체계를 갖추게 되었
고,상당(上堂)하여 공개적으로 설법하는 설법당(說法堂)이 마련되었다.
또한 대중운력이나 10가지 소임 등 선원생활을 규율하는 청규(淸規)가
백장스님에서부터 발달하게 되었다.이렇게 엄격한 규율과 대중운력을
통한 경제력 자립은 폐불 속에서도 선문(禪門)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