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고경 - 2019년 8월호 Vol.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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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천상과 천하를 구원하고 나고 죽는 고통을 끊으며, 일체 중생들을

           언제나 편안히 하게 하리라”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탄생게는 『보요경』에
           기록되어 있다.

             ‘천상천하유아독존’을 외치는 모습을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부터 천
           지인天地印의 탄생불로 표현했다. 인도와 중국보다는 천지인 탄생불은 우

           리나라에서 유행한 도상으로 일본에도 영향을 주었다. 천지인 탄생불의
           기원은 중인도 마투라의 불전미술에서 찾을 수 있다(사진 2). 불교 경전에

           는 부처님을 관욕시킨 이로서 용왕 형제, 제석천·범천 그리고 구룡九龍
           등이 등장한다. 이 가운데 용왕에 의한 관욕은 중인도·중국·우리나라

           에서 유행했고, 북인도인 간다라에서는 제석천과 범천의 관욕 장면이 주
           로 선호되었다.

             <사진 2>는 중앙의 탄생불, 좌우 합장한 용왕, 탄생을 찬탄하는 천상
           의 악기 등이 간략하게 표현되어 있다. 탄생불의 얼굴은 손상되었지만 왼

           손은 허리에 대고 오른손은 들어 ‘중생들로 하여금 부처님의 지혜를 성취
           하는 길로 들어서게 하려고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함’을 선언하고 있는 모

           습이다. 이것은 중국이나 우리나라 탄생불에서 볼 수 있는 오른손을 위로
           치켜든 도상의 시원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수행과 선정인禪定印


             선정인은 수행을 상징하는 수인으로 왼손 위에 오른손을 겹친 후 두

           손의 엄지를 맞대어 단전 앞에 둔 모습이다. 인도·중국·한국 등 불교국
           가의 초기 불상은 선정인을 짓는 경우가 많다. 인도에서는 왼손 위에 오

           른손을, 중국과 우리나라에서는 오른손 위에 왼손을 얹어 손의 위치를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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