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 - 선림고경총서 - 03 - 동어서화
P. 7
는 1977년 불국사선원에서 최초로 빈가장경(頻伽藏經)을 영인하여 보
급한 바가 있다.
광록 을 보아서 알 수 있듯이,중봉스님은 원각경 , 능엄경 등
을 비롯한 경론은 물론 전등록 을 비롯한 선서에도 해박했고,유․도
(儒․道)를 비롯한 제자서(諸子書),나아가 시(詩)와 부(賦)에도 뛰어
나셨다.그런데 이 모두가 일대사인연(一大事因緣)으로 회통되며,돈
오무심(頓悟無心)을 종(宗)으로 삼아 견성성불(見性成佛)을 드날리니
달마스님의 바로 가리키는 선[直指之禪]과 부합된다.가히 강남(江南)
의 고불(古佛)이라 칭송되었을 만하다.
여기에 번역된 동어서화 는 광록 제18,19,20권에 해당한다.저
본으로는 빈가장경(頻伽藏經)을 사용했고,광서 신사(光緖辛巳:1881)
년에 고소각경처(姑蘇刻經處)에서 간행된 판본을 참고로 하였다.
산방야화 가 대화체로 이루어진 반면에 이 동어서화 는 주로 설
명체로 되어 있다.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중봉스님 자신도 밝혔듯이
산방야화 를 세상에 내놓으니,그 책에 대한 비난과 오해가 많아 그
것을 해명하려고 내놓게 된 것이다.선풍(禪風)은 날로 쇠퇴해 가고
신심은 더욱 얕아져 가는 시절에 달마스님의 바로 가리키는 선[直指
之禪]을 종(宗)으로 삼아,돈오돈수(頓悟頓修)사상을 널리 폈다.또한
유생(儒生)들의 불교비난에 대해서도 근거 있고 설득력 있게 비판하고
있다.특히 원각경 을 소재로 한 법문에서는 스님의 교학에 대한 깊
이도 가히 짐작할 수 있다.더구나 이 책에는 중봉스님 자신이 밝혀
놓은 행장(行狀)이 있어 인물연구에도 귀중한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