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 - 선림고경총서 - 24 - 나호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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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문









               옛 분들이 도에 들어온 기연이 선서(禪書)에 다 실리지 못한 까닭은
            그 당시 뛰어난 고승들이 편집하면서 놓치고 지나간 탓으로,그들에게
            선문을 보호하고 불법을 넓히려는 마음이 없었기 때문이다.그런데 그
            결과는 훌륭한 분들을 좇아 그들처럼 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긴 한숨만
            을 늘려 주었다.나는 벽촌에 가난하게 살면서 그 좋은 총림의 고사를
            들어보지 못한 지 오래되었다.요즘에 들어 강서(江西)영중온(瑩仲溫)스
            님이 저 멀리 쌍경사(雙徑寺)에서 내 산채를 방문하여 옛 분들의 행적과
            명언을 흥미진진하게 들려주며 나의 마음을 달래 주었다.천천히 그의
            보따리를 뒤져보다가 드디어  나호야록   1편을 얻었는데 그 내용은 모

            두가 큰스님들과 어진 사대부들의 아름다운 언행과 주고받은 기봉(機鋒)
            들이었다.그의 뛰어난 문장은 불교에 보탬이 될 만하고 분명한 가르침
            은 후학을 일깨워 줄 만하였다.그래서 자세히 읽고 깊이 생각하며 차마
            손에서 놓지 못하다 보니 중온스님의 도를 배우는 요지를 엿볼 수 있었
            으며 그의 마음가짐 역시 남보다 훨씬 훌륭하였다.천하에 일하기 좋아
            하는 자들과 이러한 저술을 함께 만들어 놓는다면 뒷날 뛰어난 준재들이
            뒤를 이어서 부처님의 도를 크게 빛낼 것이니,그 공이 어찌 크다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소흥(紹興)경진(1160)10월 20일
                 비릉(毘陵)의 무착도인(無著道人)묘총(妙總)이 삼가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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