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 - 퇴옹학보 제18집
P. 2
| 발간사 |
『퇴옹학보』 18집을 발간하며
인류의 문명은 사람들이 서로 만나는 연결과 대중들이 함께 모이는
결집력에 의해 구축되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낯선 역병이 전 세
계를 강타하면서 단절과 고립의 삶이 2년째 지속되고 있습니다. 다행히
백신접종이 속도를 내면서 지루한 터널에서 벗어날 희망이 보이고 있는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입니다.
수행자의 입장에서 보면 고립과 단절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성철 큰스님은 1955년 파계사 성전암에서 수행하실 때 산문 주변에 철
조망을 둘러치고 10년 동안 동구불출(洞口不出)하신 것은 이제는 유명한
전설이 되었습니다. 큰스님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수행자들은 일부러
번거로운 세상과 인연을 끊고 한거정처(閑居靜處)에서 수행하는 것을 마
다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사찰을 찾는 불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그로 인해 법회와 행사
진행에 차질을 빚고, 사찰 경영이 어려워진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
니다. 무엇보다 생존의 기로로 내몰린 소상공인들의 고통이 너무도 크기
에 하루빨리 역병을 퇴치하고 건강한 일상이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원해
마지않습니다.
세상이 위기에 직면할수록 부처님의 지혜에 목마르게 되고, 성철 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