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5 - 고경 - 2015년 2월호 Vol.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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었다. 그러나 뼈에 사무치도록 절실하지는 않았다. 그때 능엄주와 아
 비라기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능엄주를 구해 읽어보았으나,
 생경한 발음이 어려웠고 가슴에 와 닿지도 않았다.
 다시 세월이 흘렀다.
 2007년 12월 20일 인터넷 카페를 통해 조계사에서 재가불자를 위
 한 신행 강좌에 한 보살(?)님의 능엄주 독송공덕과 기도 가피 내용을
 새벽 4시까지 본 뒤 능엄주 독송을 하기로 단단히 마음을 먹었다. 그
 리고 며칠 지나 하루에 능엄주 독송 108독을 하기로 말이다. 며칠은
 그럭저럭 열심히 하였다. 그러나 공주에서 언니가 올라와 집에 머무는
 바람에 기도는 내 뜻대로 108독은커녕 30독도 힘들었다. 그렇게 하여
 지난 2월 말일까지 3362독의 능엄주를 독송하였다.
 집이 비좁은 관계로 언니가 잠을 자는 새벽 시간에 주로 능엄주 독송
 을 한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능엄주 독송을 하면 갑자기 아득하게 막
 막해지면서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눈물이 솟구쳤다. 내 전생과 현세의
 부모형제들 그리고 나와 인연을 맺었던 수많은 사람들이 하나 하나 떠
 올랐고, 그들을 그리워한 것도 아닌데 저절로 서러워 눈물이 나는 것이
 다. 행여 언니가 잠에서 깰까봐 눈물을 닦지도 못하고 마음으로는 능엄
 주를 독송하면서 뺨으로 흐르는 눈물이 더 서러워 다시 흘린 눈물!
 능엄주를 독송하다 보니 아비라 카페와 능엄선 카페를 알게 되었다.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일과를 정해 능엄주 독송과 절 기도를 병행하고
 있다는 사실에 고무되었다. 매달 한 번씩 성철 큰스님께서 생전에 수
 행하시던 백련암에서 삼천배 기도를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62  고경  20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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