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1 - 고경 - 2015년 2월호 Vol.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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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행

 기 험
    체

 ‘인연’의 소중함  ● ‘한심한’ 불자였던 나      왜 그랬을까? 아주 어렸을 때부터 먼발
          치에서 스님을 보면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추고 근원을 알 수 없는
          서러움에 눈시울을 붉힌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으면서 말이다. 그랬으
 _  인터넷 수행공동체 ‘아비라’ 카페 ID 세간정 님  면서도 정작 내가 불교에 입문한 것은 1983년 무렵이었다.
           당시 나는 서울 종로구 낙원동에 있는 한 건물의 작업실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출퇴근 하는 시간이 아까워 작업실에서 자는 일이 종종 있
          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그 날도 작업실 소파에서 잠을 자게 되었다.
          꿈속에서 나는 머리를 풀어헤치고 흰 옷을 입은, 말 그대로 전설 따라
 불교를 알게 된 것은 아득한 옛날부터였다. 내가 태어난 곳은 관광지  삼천리에 나오는 그런 귀신을 만나게 되었다. 그 귀신은 내게 달려들어
 로 꽤 알려진 전북 무주이지만, 당시만 해도 첩첩산골이었다. 어머니는   목을 조이면서 자기와 함께 가야한다는 것이다. 나는 안타깝게 몸부림
 여느 어머니가 거의 다 그렇듯이 불교가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부처님  치며 그 귀신을 벗어나려 애를 썼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귀신은 더욱 더
 을 향한 정성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았다.    센 힘으로 나를 압도해버렸다. 그렇게 꿈속에 기진맥진한 내가 ‘아, 이
 그런 어머니와 반대로 부처님을 알게 된 햇수가 30여 년이 넘은 나,   렇게 내가 죽나보구나’라고 체념을 하며 슬픔에 잠겨있을 때였다. 불현
 처음부터 나는 아웃사이더였다. 법회시간이 지루하다는 핑계 아닌 핑  듯 내 머릿속을 스치는 한 생각!
 계로, 스님의 법문이 고루하다는 이유로, 사찰이 멀다는 이유 등으로   관세음보살님이었다.
 늘 나는 혼자였다.   나는 나도 모르게 큰 소리로 관세음보살을 불렀다. 그 순간 거짓말처
 법당이 한적한 틈을 타 바람처럼 살며시 스며들어 부처님께 삼배를 올  럼 귀신은 자취를 감추는 것이 아닌가! 땀과 눈물로 뒤범벅이 된 내가
 리거나, 108배를 올리는 것이 고작이었던 나는 정말 한심한 불자였다.  진저리를 치며 몸을 일으켰다. 작업실의 캄캄한 어둠이 너무나 무서웠
          다. 그렇지만 내게 생긴 한 가지 확신!
           관세음보살님께서 나를 보살펴주신다는 그 놀라운 사실이었다. 그렇
 독자 여러분들의 생생한 수행 체험기를 지면에 게재하고자 합니다. 참선,
 절, 주력, 능엄주, 아비라 등 어느 수행이든 상관없습니다. 여러분들의 수행  게 부처님은 내 마음속 깊이 자리를 잡으셨다. 그때부터 내게는 두려움
 을 독자들과 나누고 싶다면 『고경』 편집실(02-2198-5101)로 연락 부탁드  이 없어졌다. 혼자 작업실에서 밤새워 작업을 하는 내게 사람들은 무섭
 립니다. 원고 분량은 200자 원고지 기준 15매입니다.
          지 않느냐고 묻곤 하였다. 그럴 때마다 나는 당당하게 대답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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