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 - 고경 - 2015년 2월호 Vol.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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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지에 발표할 글인데 보시지요.” 하셔서 얼마나 고마웠 의심 등의 번뇌 [法執修惑]’는 (보살 수행단계의) 십지 가운데
는지 모릅니다. 칠지 이하에서는 ‘나가고 듦의 봄[出入觀]’에 다름이 있기
한편, 강 교수님이 ‘『선문정로』 문장 인용의 특징에 관한 에, 경계[境界, 대상]를 대하게 되면 미세한 분별의식이 생긴
고찰Ⅱ’ 서문에서 말한 “전체 문장을 요약해 새로운 문장으 다. 그런데 이 분별의식은 십지의 매 경지에서 조금씩 제거
로 구성한 경우”의 대표적 예가 『선문정로-옛 거울을 부수 되므로 ‘점차 사라진다[漸離]’고 말한다. 팔지 (八地)를 넘어
고 오너라』(장경각, 2006, p.74)에 수록된 인용문 ‘3-6’입니다. 서면, 보는 것 이외 반연되는 대상이 없어지는데, 이는 칠
인용문은 “六麁中智相은 於七地에 盡此惑也요. 三細中 지에서 이 번뇌[惑]들이 모두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業相은 十地終心金剛喻定에서 都盡하느니라 : 육추의 종말 칠지를 ‘무상방편지구경리 (모양은 없지만 방편은 있는 경지 즉
인 지상은 7지에서 번뇌들이 모두 없어지고, 3세의 최후인 분별의식을 완전히 떨쳐버린 경지)’라 부른다. 보살 십지 가운
업상은 십지종심인 금강유정에서 모두 없어진다.”입니다. 당 데 두 번째인 ‘이구지 (離垢地)’에서 대승보살의 계율인 삼취
나라 현수법장의 『대승기신론의기』에서 인용한 이 문장의 계를 구비하므로 ‘계를 구비한다[具戒]’고 말한다. 칠지에서
원문을, 다소 성글은 번역이지만 분석해 보았습니다. 는 무상관(無相觀)을 통한 가행방편의 공용이 있기에 (칠지
를) ‘모양은 없지만 방편은 있는 경지’로 부르나, 팔지에 이
(법장의 주석)[是六麁中智相, 以能分別世出世諸法染 르면 ‘모양과 방편공용이 모두 없는’ 경지에 다다른다.]
淨故, 云智也.是法執修惑, 七地已還,有出入觀異故, [ (대승기신론 원문) 四者, 現色不相應染, 依色自在地
於境界有微細分別. 然地地分除故, 云漸離. 八地已 能離故.] [ (원문에 대한 법장의 주석) “四現色不相應”者,
去, 無出觀外緣境故, 於七地盡此惑也, 故云無相方 是上五意中現識, 是上三細中境界相, 猶如明鏡現色
便地究竟離也. 以二地, 三聚戒具故, 云具戒地; 以 像等, 此依根本無明動令現境也. 以八地中, 得三種
七地, 於無相觀有加行方便之功用故, 云無相方便地; 世間自在, 色性隨心無有障礙故, 云色自在地能離也.
以八地已去, 於無相無方便功用故.] 以色不自在位, 現識不亡故, 此位中遣彼相也.]
●[이 ‘여섯 가지 큰 번뇌’ [六麁]의 하나인 ‘지상(智相)’은 ●[네 번째, 보살 십지 가운데 여덟 번째 경지인 색자재
세간과 출세간의 여러 현상[諸法]에 나타나는 더러움과 깨 지 (不動地)에 이르면 능히 현색불상응염 (번뇌의 일종)에서 벗
끗함을 지혜로 능히 가려낼 수 있기에 ‘지 (智)’라 부른다. 어날 수 있다.] [네 번째 ‘현색불상응’이라는 것은 앞의 ‘다
이 ‘현상에 집착해 생기는 탐욕・성냄・어리석음・게으름・ 섯 가지 의식 [五意]’ 가운데의 ‘현식 (現識)’이자, 세 가지 미
4 고경 2015.0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