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 - 고경 - 2016년 3월호 Vol.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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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시아견                     ●   글 _ 원택 스님                                의 일입니다. 15년이 지나는 동안 또 여러 불사들이 이루어졌

                                                                               습니다. 큰스님을 모실 때 잘 한 일은 없고 허구헌날 꾸중만
                                                                               듣고 살았는데 큰스님 모시고 살았던 22년, 또 떠나신 후 23
         시봉이야기 그 후                                                             년을 맞이하고 보니 잘한 일은 무엇일까? 하는 곰새끼의 역발
                                                                               상이 떠올랐습니다.
                                                                                 큰스님 생전에 그래도 이것만은 ‘정말 잘한 일이야!’ 하고

                                                                               떠오르는 일은 <선림고경총서> 37권과 <성철스님 법어집> 11
                                                                               권의 출간과 비록 큰스님 떠나신 후 발간되었지만 계실 때 계

                                                                               획했던 개정증보판 『백일법문』 상·중·하(2014년 11월 14일 발
                                                                               행), 23년 만에 빛을 본 『명추회요』(2015년 7월 15일 초판발행)
                                                                               발행이라고 생각합니다.
           ●                                                                     큰스님께서 1980년대 7월쯤 내미신 『선문정로』와 『본지풍
                     친형님이 병환으로 위중하시자 어느 날 장조카                                  광』의 초고원고를 걸망에 지고 송광사 불임암으로 법정 스님
         가 “스님, 아버지 돌아가신 후 문상중에 오시는 분들에게 스                                     을 찾아뵙고 ‘윤문을 부탁한다’는 큰스님의 뜻을 전해 드렸

         님의 『성철스님 시봉이야기』를 나누어 드리고 싶습니다.” 하                                     을 때, 법정 스님께서는 “글은 토 하나 의미 하나가 다 그 사
         여 마침 김영사에서 판권을 받은 뒤라 승낙을 하고 표지만                                       람의 성격과 인격을 나타내는 것이니, 될 수 있으면 성철 스님
         조금 수정하고 500권을 서둘러 인쇄하였습니다.                                            의 뜻을 따라 수정을 최소에 그쳐 윤문하겠다.”는 말씀을 주

           그런 후 한 달이 못되어 형님께서 세상을 떠나시고 문상                                      셨습니다.
         객들에게 『성철스님 시봉이야기』를 나누어 드리니 조카에게                                         그 후 법정 스님께서 1년 여에 걸쳐 『선문정로』와 『본지풍
         “너거 삼촌이 성철 스님 상좌스님이란 말인가?” 하며 놀라워                                     광』 두 책을 출간해 주시니, 큰스님께서 “나는 이 두 책으로
         하면서 흔연히 책을 받아가니, 참으로 다행이라 생각했습니                                       부처님께 밥 값하였다.”고 하시며 기뻐하시던 모습이 지금도
         다. 형님의 49재도 마치고 나서 다시 『성철스님 시봉이야기』                                    눈에 선합니다. 큰스님께서 불일암 법정 스님께 원고를 지고

         를 출간하여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보낼 때부터 오늘까지 그 심부름이 이어지고 있음을 새삼 깨
           2001년 12월 초판을 발행하였으니 지금부터 벌써 15년 전                                  닫게 되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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