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 - 고경 - 2017년 8월호 Vol.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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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시아견
            코 머뭇거리거나 의심하지 말라.

              요즈음 공부하는 그대들이 깊은 깨달음의 견처를 얻지
 임제록 출간을 준비하며 2
            못하는 그 병통이 어느 곳에 있는가? 그 병은 스스로를 철
 남의 잘못된 주장에   저하게 믿지 못하는 데 있다. 그대들이 만약 자기 스스로를

            철저하게 믿지 못하면 곧 허둥지둥 분방하게 온갖 역순경
 속지 말라      계에 휩쓸려 끌려다니게 되어 만 가지 경계에 얽매어져서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 그대가 만약 한 생각 한 생각마다
            밖으로 치달려 구하는 마음을 쉴 수만 있다면 조사인 부처
 글 : 원택 스님
            와 다름이 없다.


            <성철스님의 강설>
 도류  지 여 자 고 선 덕  개유출인저로  여산승지시인처
 道流야, 秖如自古先德은 皆有出人底路니라. 如山僧指示人處는
            자고(自古)로 선덕, 즉 큰스님들은 나고 죽음의 길을 완전히
 지요이불수인혹  요용변용  갱막지의
 秖要爾不受人惑이라. 要用便用하야 更莫遲疑하라.   해탈한 대자유인이었습니다. ‘선덕 (先德)’은 구경각을 성취한
 여금 학자 부득  병재심처  병재부자신처  이약자신불급
 如今學者不得은 病在甚處오. 病在不自信處라. 爾若自信不及  사람, 참으로 철두철미하게 견성해서 성불한 사람을 말하니,
 즉변망망지  순일체경전  피타만경회환  먼저 공부한 선배라는 가벼운 말이 전혀 아닙니다.
 하면 即便忙忙地하고 徇一切境轉하여 被他萬境回換하고
            ‘산승(山僧)’은 이 『임제록』 전체 속에서 임제스님 자신을 말
 부득자유  이약능헐득염념치구심  변여조불불별
 不得自由요, 爾若能歇得念念馳求心하면 便與祖佛不別이니라.   합니다. 임제스님이 사람들을 지도해 주는 것은 “다만 다른
          사람에게 속지 말 것을 요구한다. 바른 안목으로 무엇이든 쓸
 도를 배우는 수행자들[道流]이여! 옛날부터 훌륭한 큰스  때는 그대로 쓰고 조금도 머뭇거리거나 주저하지 말고 의심하
 님들에게는 모두 사람을 깨달음으로 인도하는 길이 있었  지 말고 자유자재하게 법을 쓰라고 한다.”는 것입니다.
 다. 예컨대 산승이 그대들에게 가르쳐 보이는 것은 다만 그  여기서 제일 골자(骨子)가 되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속지

 대들이 ‘남의 잘못된 주장에 속지 말라’는 것이다. 자신의   않는다.”는 이것이 제일 어려운 것인데, 보통 다른 사람한테 속
 지혜의 바른 안목을 사용하고 싶으면 곧바로 사용하고 결  지 않는다는 말만이 아니고, 부처한테도 속지 않고 조사한테



 ● 고경  2017. 08.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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