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 - 고경 - 2017년 9월호 Vol.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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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2017년은 1967년 7월에 해인사에 해인총림이 설립되
고 성철 대종사께서 초대방장으로 추대되시고, 또 동안거 결
제 때 백일법문의 사자후가 있은 지 5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
여서 오늘 기념법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오늘 이 법회를 마
련해주신 방장 원각 대종사님과 세민 대종사님, 종진 대종사
님, 주지 향적 스님을 비롯한 해인사 산중대중들과 먼 길을
오신 신도님들과 함께 역사적인 날을 기념하게 된 것을 큰 기
쁨으로 생각합니다.
1972년 1월에 백련암으로 출가하여 지금까지 45년을 성철
큰스님을 시봉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그 세월동안 소납에게
가장 극적인 순간은 방장 큰스님의 열반이었습니다. 원적 (圓
寂)하신 순간의 절망감은 무슨 말로 그 슬픔을 표현할 수 있
었겠습니까? 그러나 그 절망감도 밀려드는 조문객을 맞는 데
정성을 쏟느라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방장 추대 50주년 기념법회에 참석한 문도 스님들과 백련불자들이 대적광전 앞에서
출상하던 날, 평생 산승을 자처하시며 은거하심에도 불구
하고 해인사 인터체인지부터 연화대까지 30여 리에 걸친 수
십만의 추모 인파의 장엄함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목숨을 바쳐 도를 성취하라.”는 간곡한 당부의 말씀으로 지금
성철 방장스님께서 “사람 못된 것이 중이 되고, 중 못된 것 도 가슴에 담고 있습니다.
이 수좌가 되고, 수좌 못된 것이 도인이 된다.”고 자주 하셨던 오늘 큰스님께 헌정해 올린 책 가운데 『선림의 수행과 리더
말씀을 여기 고참 수좌 스님들은 기억하고 계실 것입니다. 쉽』에 실려 있는 심문운분 선사의 법문입니다.
처음에는 이 법문을 잘 이해하지 못하였는데, 방장스님을 “‘천 사람 가운데 빼어나면 영특하다 하고, 만 사람 가운데
모시고 살아가면서 “수행하는 수좌는 누구보다 하심하고, 수 빼어나면 걸출하다’고 하였다. 납자로서 지혜와 수행이 총림
행하는 수좌는 누구보다 청빈하고, 수행하는 수좌는 누구보 에 소문난 수행자라면 어찌 영걸한 인재가 아니겠느냐? 약산
다 세상에 쓸모가 없어서 오로지 부처님 법을 깨치는 데 몸과 유엄, 대매법상, 풍혈연소, 석상초원 같은 큰스님 등이 모두 이
● 고경 2017. 09.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