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 - 고경 - 2018년 3월호 Vol. 59
P. 4
여시아견
리는 또 어떠했습니까? “2월 9일은 우리나라에서는 첫 절기인
입춘(立春) 이후로 봄기운이 돌아오는 시절이어서 눈이 쌓이지
평창 동계올림픽에 않고 녹는 때인데 유럽과 비교되지 않는 강설량에 동계올림픽
거는 기대 이 가당키나 한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속담에 “1월 20일 경인 ‘대한(大寒)’이 1월 5일경의 ‘소
한(小寒)’ 집에 놀러왔다가 얼어 죽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
글│원택 스님 데 올해 소한은 비가 내일 정도로 푸근하고 대한도 춥지 않게
지나가는 이변 아닌 이변을 보였습니다. ‘이러다가 정말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릴 수나 있을까?’ 하는 걱정 아닌 걱정에 젖어
○●○ 있는데 갑자기 입춘을 앞두고 날씨가 추워지니 ‘소한’도 ‘대한’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의 막이 오르면서 펼쳐 도 입춘절에 와서 얼어 죽는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지는 화려하고 장대한 장면은 TV로 보는데도 숨을 멎게 할 만 처음 시작할 때는 서구의 동계올림픽 개막식 못지않게 추운
큼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지나간 평창의 이전삼기 (二顚 날씨라며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에 오히려 어리둥절하였습니
三起)의 순간들이 띄엄띄엄 떠올랐습니다. 8년 전 남아프리카 다. 더욱이 개막식장에 지붕이 없어서 이렇게 동장군이 기승
공화국 IOC회의에서 “평창”이 호명되던 날 유치 관계자 여러 을 떨치는데 오히려 개막식에 사람이 오지 않을까 크게 걱정
분들의 환호하는 모습과 모두의 눈가에 맺히는 감격의 눈물은 하는 관계자들의 모습이 TV에 방영되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아직까지도 선명하게 머릿속에 남아 있습니다. 후일의 평창 동 온도가 올라가 개막식도 성대하게 치르고 하늘에 떠오른 1218
계올림픽이 빌미가 되어서 벌어진 국정농단사건은 촛불집회로 대 드론의 오륜기 형상은 세계적 뉴스가 되고 기네스북에도
이어져 정권이 교체되고 관계된 대통령은 중형이 선고될 지경 오르는 경사를 맞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개막식 무대 위에
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펼쳐지는 고구려벽화 속의 옛 민속 모습이 재현되어 펼쳐지니
“평창에서 2018년 2월 9일에서 25일까지 동계올림픽이 개 문득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한 우리들 반대의 우렁찬 고함을
최된다”고 발표되었을 때, 그 반대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목소 상징하는가 싶었습니다.
2 2018. 03.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