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 - 고경 - 2018년 5월호 Vol.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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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시아견

                                                                                             님은 언뜻 못마땅한 표정을 비쳤습니다. 당시 조그마한 연못만

                                                                                             이 홍도여관 터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며칠이 지나 “큰스님! 그
           고경이 걷는 길                                                                          터는 건물을 지을 수 있는 해인사 입구의 마지막 장소이니, 영


                                                                                             빈관 용도로 건물을 먼저 짓고 부도탑을 세운다는 산중 결의
                                                                                             를 받아 두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고 재차 말씀드렸습니다.

           글│원택 스님                                                                           큰스님께서 “급한 것이 아니니 주지하고 잘 의논해보라.”고만
                                                                                             하셨습니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큰스님께서 “어느 신도가 해인사에
           ○●○                                                                               불사를 하고 싶다고 한다. 해인강원도 불교대학으로 승격되어

                       이제는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만, 성철스님께서                                             야 할 것인데 승가대학 허가 받을 수 있는 건물 규모를 알아보
           열반에 드신 후 밀려오는 적막감을 감당할 수 없었습니다. 어                                                 고 학교 건물을 지으라.”고 소납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때 다

           른스님 모신다고 백련암을 떠나본 적 없는 소납이었기에, 인맥                                                 시 “큰스님! 대학인가도 어렵고 하니 불사금으로 해인사 영빈
           도 부족하고 견문도 깊지 못해 그때는 사실 앞이 캄캄했습니                                                  관을 짓고 큰스님 부도탑 자리를 정했으면 합니다.”고 여쭈었

           다. 100여과 이상 나온 큰스님의 사리를 모실 사리탑 건립이                                                다가 얼마나 혼났는지 모릅니다. 당시 지어진 건물이 지금 축
           당시엔 무엇보다 걱정거리였습니다.                                                                구장 뒤편에 있는 화장원이고, 시주자는 화승그룹의 현구봉 회

             큰스님 생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어느 날 큰스님께서 찾으                                                 장님이셨습니다. 당시 소납의 좁은 생각엔 사리탑 부지 선정의
           시기에 찾아뵈니 “홍도여관 터에 내 부도탑을 세웠으면 한다.”                                                기회를 놓쳤다고 아쉬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영빈각 건립의

           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스님! 그 터는 ‘해인사를 방문하는                                               꿈’을 버리지 않고 있었습니다.
           귀한 손님들을 모시는 영빈관을 지으면 좋을 자리’라고 여럿                                                    그러던 어느 날 큰스님께서 부르시더니 “장경각에 들어가

           이 말하는 곳입니다. 먼저 그곳에 영빈관을 짓고, 앞 정원 터에                                               책 보려고 안쪽의 서고문을 여니 문틀이 틀어져 이제는 내 힘
           ‘큰스님 부도탑을 세운다’는 임회 의결을 받아 두시는 것이 좋                                                으로 잘 열리지 않는다. 언제든지 편하게 책을 볼 수 있도록 개

           을 듯합니다.”고 말씀을 올렸습니다. 소납의 대답을 들은 큰스                                                가식 장경각을 새로 지어라.”고 하셨습니다. “이제는 영빈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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