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 - 고경 - 2018년 7월호 Vol.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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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방을 둘러보고 대웅전을 찾아 갔는데 바로 그 앞에 “13대 대통령
이 머무시던 곳”이라는 간판이 붙어 있었습니다. 전두환 전前대통령
내외분이 머물렀던 곳입니다. 지금까지 “두 분이 계셨던 곳이 백담사
의 암자 같은 곳이겠지!”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대웅전 바로 앞 요
사채에 자리 잡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몇 개월 전 백담사에 다녀왔기 망정이지 그런 인연도 없었더라면
신흥사 영결식에 모셔져 있는 영정 앞에 서기가 정말 부끄럽고 부끄러
울 뻔 했다.”고 생각하며 5월 29일 아비라 기도를 마치자마자, 11시 30
분에 백련암을 나서 13시 13분 김천구미역에서 KTX를 타고 서울로
갔습니다. 거기서 15시 30분에 출발하는 어느 신도의 차를 타고 신흥사
에 닿으니 저녁 7시, 문상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나오는데 아는 시자스
님이 “큰스님의 법구를 친견하고 가시라.”며 옆방으로 안내 했습니다.
진영에 절을 올리고 병풍 뒤로 돌아가니, 법구를 모신 관의 뚜껑은 열려
있고, 육신은 꽃으로 덮여 있었습니다. 얼굴은 생전 모습 그대로 드러나
있었습니다. 다음날인 5월 30일 오전 10시에 영결식이 거행되고, 11시
30분 이전에 건봉사 다비장으로 법구 운구가 시작되었습니다.
소납이 고산 큰스님, 정대 큰스님을 모시고 1999년부터 2002년 중
반까지 총무부장의 소임을 보고 있을 때였습니다. 총무원장 큰스님을
친견하러 왔던 정·관계 인사들이 더러 제 방에 오곤 했습니다. 방문
인사들이 제일 먼저 건네는 인사가 “백담사 오현 큰스님 잘 계십니
까?”라는 오현 큰스님의 안부 문안이었습니다. “정휴 스님과 친하다.”
는 이야기는 듣고 있었지만, 총무원장 스님을 친견하는 고관들이 누구
나 오현 큰스님의 안부를 물을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특히 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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