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 - 고경 - 2018년 10월호 Vol.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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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을 청했습니다. “우리 의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성철 스님 사리탑
에는 조각을 하지 마십시오, 아무리 조각을 잘해도 옛 솜씨를 따르는 장인
이 지금은 없습니다. 둘째, ‘우리 스님 최고’라는 식으로 탑을 5층탑, 9층탑
으로 높게 하지 마십시오. 그것이 오히려 성철 스님의 덕을 감하게 될 것이
니 될수록 낮게 하십시오. 셋째, 전통을 계승하되 우리시대의 조형언어로
표현하시기 바랍니다.” 우여곡절 끝에 사리탑 자리가 결정되고, 세 분 전문
가들의 지도로 ‘퇴옹당 성철대종사 사리탑 설계현상공모’를 했습니다. 응모
작 30여 점 중에서 당선작이 없어, 우수작 세 편·가작 두 편에게 현상금을
주는 것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당선작이 없어 걱정을 하고 있는데, 주명
덕 사진작가님이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던 최재은 작가를 소개해 주었습니
다. 그 결과로 ‘나를 찾아가는 선의 공간’이라는 사리탑이 완성되었습니다.
큰스님 열반 25주기에 돌이켜 보면, 우리시대 전문가들의 참여와 안목
속에 추모불사들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에 무엇보다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무엇보다 감사해야 할 대상은 신도 분들입니다. 25년 동안 불사에 관
심을 가져주셨고, 백련암 3,000배·아비라 기도에 변함없이 동참해 주시고
있기 때문입니다. 2017년 4월 ‘KBS 다큐공감’에 방영된 「3000배! 나의 기
도」라는 제목의 방송은 지금도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3년 전부터 1년에 3∼4회씩 10,000배 참회기도를 정기적으로 진행 할 수 있
게 된 것 역시 신도님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각각의 신행 시간은 60
년·50년·40년·30년·20년·10년 등으로 달라도, 긴 시간 큰스님의 덕
화德化에 의지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깨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모두들 같다고 여겨집니다. 변함없이 신행·수행하고 계시는 신도님들께
참으로 깊은 감사의 말씀을 큰스님 열반 25주기를 맞아 다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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