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 - 고경 - 2019년 4월호 Vol.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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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스러운 불을 숭배하는 자들이었다.
부처님은 우루벨라 가섭에게 그의
사당에서 하룻밤 묵고 가기를 청하자
그곳에는 독룡이 살고 있어 위험하다고
했다. 부처님께서 화신당火神堂 안에 가
부좌를 틀고 앉자 독룡은 연기와 불을
뿜어 위협했지만 결국 삼매 속에서 불
을 뿜은 부처님의 신통력에 항복하고
말았다.
화신당 안의 독룡을 항복시킨 이야
기는 간다라와 산치 제1탑의 탑문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탑으로 들어가는 문
기둥의 오른쪽 면에는 위쪽부터 2단과
3단에 우루벨라 가섭 3형제를 항복시킨
이야기가 그것이다. 화면 중앙에는 불
이 타오르는 화신당이 있고 그 안에는
부처님을 상징하는 대좌, 부처님을 뒤
에서 덮치려는 코브라 머리를 한 독룡,
우루벨라 가섭이 숭배하는 불이 놓여있
다(사진 1).
화신당 건물 지붕의 작은 창에는 독
룡이 뿜어내는 불과 화광삼매火光三昧에
든 부처님을 상징하는 불꽃이 타오르고
있다. 화면 아래의 연꽃과 물새 등이
사진 1. 화신당 안의 독룡의 항복,
20 1세기 경, 산치 1탑, 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