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0 - 고경 - 2019년 4월호 Vol.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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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성이 강한 예배 대상으로의 부처님과 설화적인 요소를 융합시킨 것

           이다. <사진 4>에는 표현되지 않았지만 이 형식의 「제석굴설법」 장면에는
           부처님의 어깨와 동굴 주위에 화염이 표현된 경우도 있다.

             <사진 4>와 같은 정면성이 강한 부처님이 등장한 배경에는 부처님의
           명상과 선정에 의해 얻은 신통력에 대한 경외감이 반영된 것이다. 간다라

           지방의 수행자들은 부처님처럼 실제로 선정과 선관禪觀의 실천을 중시했
           던 것으로 추정된다. 페샤와르 인근에 위치한 탁티바히 사원지에는 실제

           로 강당 아래에 명상실이 남아 있어 이러한 사실을 증명한다. 고대 초기
           인도의 불전미술은 에피소드를 중시했는데 <사진 4>처럼 초월적인 부처

           님의 설화를 표현한 기법은 그 뒤 중앙아시아와 중국의 불교미술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중요성이 있다.




             사위성에서 신통력을 보이는 부처님


             부처님 당시 마가다국과 함께 가장 강력한 나라였던 코살라국의 수도는

           사위성(舍衛城, Śrāvasti)이었다. 사위성에서 다른 교단의 수행자들과 부처님
           이 신통력을 겨룬 유명한 이야기가 바로 ‘사위성신변舍衛城神變’인데 이 가운

           데 하나가 몸으로 물과 불을 번갈아가며 방출하는 기적인 쌍신변雙神變이다.
             사위성에서 쌍신변을 보이는 불전도 가운데 유명한 것은 지금의 아프

           가니스탄 카피시Kapisi 지방에서 프랑스 조사단에 의해 발견된 것이다(사
           진 5). 중앙의 예배상처럼 크게 표현된 부처님은 두 어깨로 화염을, 발 바

           닥으로 물을 방출하고 있다. 오른손은 손바닥을 바깥으로 해 다른 종교인
           들을 항복시키는 시무외인施無畏印을 하고 있고, 머리 위에는 일산日傘을

           든 제석천과 범천이 공중에서 부처님의 신통력을 찬탄하고 있다. 좌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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