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3 - 고경 - 2019년 7월호 Vol.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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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지향점
-. 자기를 바로 봅시다.
-. 남을 위해 기도합시다.
-. 남 모르게 남을 도웁시다.
성철 스님께서 평생 강조하신 것입니다. 굳이 ‘뱀의 발’을 붙이자면 “자기
를 바로 봅시다.”는 반야 지혜로 공성空性을 깨달아 ‘존재의 참 모습[實相]’을
적확하게 체득하는 것입니다. 지혜에 해당되고 자기를 이롭게 하는 자리自
利입니다. “남을 위해 기도합시다.”와 “남 모르게 남을 도웁시다.”는 남을 해
치는 것이 나를 해치는 것이고 남을 돕는 것이 나를 돕는 것이 됨을 몸으로
깨닫는 것입니다. 자기 이외 모든 중생을 이롭게 하는 이타利他에 해당되며
방편에 속합니다. 지혜 없는 방편은 삿되기 쉽고 방편 없는 지혜는 날카로우
나 무미건조해 자기와 타인을 그다지 이롭게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보살은
지혜와 방편으로 윤회와 열반에도 집착하지 않고 단견斷見과 상견常見에도 떨
어지지 않습니다. 자리와 이타를 지향하고 지혜와 방편으로 무주열반無住涅
槃을 실현하는 것이 『 』의 목표입니다.
이라는 말은 ‘본래 갖추고 있는 지혜[본지本智]’를 의미합니다. 『벽암록』 제28칙 「송평창頌評唱」에 관련 구절이 있습니다. “儞等諸
人, 各有一面古鏡, 森羅萬象, 長短方圓, 一一於中顯現. 儞若去長短處會, 卒摸索不著[여러분 각자는 하나의 옛 거울을 가지고 있다. 삼라만상과 길고 짧고 모
나고 둥근 모든 것이 거울 속에 비친다. 그대들이 만약 (거울에 비친 영상을) 쫓아가 길고 짧은 곳을 알려하면 (그 거울을) 찾을 수 없다].” 『사가어록·동산록』 「감변·시중」(선림고
경총서 제14권 『조동록』, p.83)과 『설봉록』 하권(선림고경총서 19, p.134·137)에도 ‘고경’이라는 단어가 나옵니다.
『훈민정음 해례본』에서 집자·편집. 『고려대장경』에서 집자.
앞표지 사진 대형 염주 속의 성철 스님.
성철 스님이 태어난 경남 산청군 단성면 묵곡리에 위치한 겁외사 마당에 대형 염주 조각과 성철 스님 동상이 있습니다.
뒷표지 사진 해태 모양 업경대業鏡臺. 조선시대, 19세기, 재료 나무. 높이 77.5cm, 너비 57.0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사람이 죽어 지옥에 가면 ‘전생의 죄를 비추어 보는 거울[業鏡]’ 앞에 서서 살아 있는 동안 지은 모든 죄를 털어놓아야 합니다. 거울에 나
타난 악의 행적에 따라 가야 할 지옥이 정해집니다. 업경대는 저승과 관련된 전각인 명부전, 지장전, 시왕전에 주로 놓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