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 - 고경 - 2019년 12월호 Vol.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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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염기염멸念起念滅하는 것, 곧 생각이 일어났다가 생각이 없어지
는 것을 생사生死라고 합니다. 끊임없이 생각이 일어났다가 없어졌다 하
는데, 이러한 생멸하는 생각이 완전히 없어지는 것을 해탈이라고 합니다.
염기염멸하는 그 생각이 없으면 생사도 없습니다. 이것이 철저하여, 제8
아라야식의 근본무명, 무시무명無始無明까지 모두 끊어지면 미래겁이 다
하도록 자유자재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완전한 해탈을 얻을
수 있습니다.
불교를 참으로 잘 믿으려면, 불교의 근본 목표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믿어야 합니다. 눈먼 망아지가 요령소리만 듣고 따라가다가는 똥구덩이
에 빠지고 흙구덩이에 처박히고 덫에도 걸리고, 심지어 죽기까지 하는 것
입니다. 불교의 근본 목표는 생사해탈에 있습니다. 해탈이란 일시적인 자
유가 아니라 영원한 자유입니다. 영원한 자유라 함은 생전사후生前死後를
통해 또 과거, 현재, 미래의 삼세를 통해 영원히 자유로운 것입니다. 그
것은 지금까지의 보기에서도 보았듯이 엄연한 사실입니다. 결코 전설이
나 신화가 아닙니다. 실제로 영원한 자유가 없다면 굳이 부처님을 믿고
신앙생활을 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욕심대로 살다가 죽으면 그만이라
면 아무도 고생하면서 수행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영원한 자유, 영원한 해탈이 있기에 모든 것을 희생하고 고행
의 문턱에 들어서는 것입니다. 천자天子보다 더 높은 이라도 죽고 나면 아
무 소용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죽어도 그만이 아닌 영원한 자유를
구하기 위해 천자도 내버리고 참 진리에 도달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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