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 - 고경 - 2024년 9월호 Vol.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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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의 지향점
-. 자기를 바로 봅시다.
-. 남을 위해 기도합시다.
-. 남 모르게 남을 도웁시다.
성철스님께서 늘 강조하신 말씀입니다. 굳이 ‘뱀의 발[蛇足]’을 붙이자
면 “자기를 바로 봅시다”는 반야지혜로 공성空性을 깨달아 ‘존재의 참 모
습[實相]’을 확실하게 체득하는 것입니다. 지혜에 해당되고 자기를 이롭게
하는 자리自利입니다. “남을 위해 기도합시다”와 “남 모르게 남을 도웁시
다”는 남을 해치는 것이 나를 해치는 것이고 남을 돕는 것이 나를 돕는
것임을 깨닫는 것입니다. 이는 방편에 해당되고 자기 이외의 모든 중생
을 이롭게 하는 이타利他입니다. 지혜 없는 방편은 삿되기 쉽고 방편 없
는 지혜는 날카로우나 무미건조해 자기와 타인을 그다지 이롭게 하지 못
합니다. 그래서 보살은 지혜와 방편으로 윤회와 열반에도 집착하지 않고
단견斷見과 상견常見에도 떨어지지 않습니다. 자리와 이타를 실천하고 지
혜와 방편으로 무주열반無住涅槃을 실현하는 것이 『고경』의 목표입니다.
고경 이라는 말은 ‘본래 갖추고 있는 지혜[본지本智]’를 뜻합니다. 『벽암록』 제28칙 「송 평창頌評唱」에 관련 구절이 있습니
다. “儞等諸人, 各有一面古鏡, 森羅萬象, 長短方圓, 一一於中顯現. 儞若去長短處會, 卒摸索不著[여러분 각자는 하나의 옛 거울을 가지
고 있다. 삼라만상의 길고 짧고 모나고 둥근 것이 모두 거울 속에 비친다. 그대들이 만약 (거울에 비친 영상을) 쫓아가 길고 짧은 곳을 알려 하면 결국 (그 거울
을) 찾을 수 없다].” 『사가어록·동산록』 「감변·시중」(선림고경총서 제14권 『조동록』, p.83)과 『설봉록』 하권(선림고경총서 제19권, p.134·137)에도
‘고경’이라는 단어가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