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 - 고경 - 2024년 9월호 Vol.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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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탁소리
백련암에 피는 꽃들
원택스님_ 발행인 겸 편집인
퇴옹당 성철 종정예하께서는 말년 10여 년 사이에 당신이 머무시는
좌선실 앞 얼마 되지 않은 터에 꽃밭을 만들어 작약과 모란 등을 심게
하시고, 나중에는 붉은색의 모란보다는 흰색의 모란꽃을 좋아하시어 큰
절에 있는 당신의 처소인 퇴설당 앞 꽃밭에 10여 그루를 심게 하여 모란
이 피는 계절이 되면 유독 즐거워하셨던 기억입니다.
꽃밭을 만드신 큰스님의 뜻은 어디에?
그러면서도 “무궁화 꽃을 보았으면 좋겠다.”라는 말씀을 더러 하시곤
하셨습니다. 주변에 물으니, 무궁화 꽃은 아름답기는 하지만 꽃이 크고
무성하여 벌들이 많이 날아들어 집 가까이에는 심지 않는 게 좋다는 의
견들이었습니다. “종정예하의 방 가까이에서 멀리 떨어져서 심거나 혹시
산책하시며 걷는 길에서도 좀 멀리 떨어진 곳에 심으면 멀리서나마 감상
하실 수 있지 않을까요? 백련암 무, 배추, 상추 등을 심어 먹는 밭두둑에
4 『고경』 제13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