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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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제
고애만록(枯崖漫錄)은 남송대(南宋代)임제종 양기파 선승(禪僧)들
의 삶을 기록한 책이다.저자 고애 원오(枯崖圓悟,생몰년대 미상)스님은
복주(福州)복청(福淸)사람으로 대혜 종고(大慧宗杲)-졸암 덕광(拙庵德
光)-절옹 여염(浙翁如琰)-언계 광문(偃溪廣聞)으로 내려오는 양기파
의 한 맥을 잇는 분이다.그는 원래 유학을 익히다가 발심 출가하였고,
경산사(徑山寺)에서 서기소임을 본 일이 있으며 가정(嘉定,1208~1224)
연간에는 보령사(保寧寺)에 머무르다가 1263년 경산사로 돌아와 이 책을
썼다.
북산(北山)소융(紹隆)스님의 서(序)에 의하면,고애스님은 석계(石溪)
스님의 유지를 받들어 1263년에 이 책을 탈고했고,그 후 스승 언계스님
의 감수를 거쳐 약 10년 후인 1272년 소융스님과 진숙진(陳叔震)의 서문
을 붙여 상․중․하 3권으로 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저자는 오등록
(五燈錄)에 수록되지 못한 것을 모아 펴낸다고 하면서 겸손하게 ‘만록(漫
錄)’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으나 이 책은 완성되자마자 스승과 주위 사
람들로부터 전등사서(傳燈史書)로서 대단한 평가를 받았다.
선승들의 수행이나 법문을 기록하는 전등사서와 어록의 편찬은 송대
불교사(宋代佛敎史)의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히고 있는데,이 사서(史書)의
중심 인물인 임제종 양기파 선승들은 남송(南宋)불교에서 커다란 위치를
점한다.
알려진 대로 여진족이 세운 금나라의 핍박을 받아오던 12C초 한족
(漢族)은 1127년 소위 ‘정강(靖康)의 변(變)’을 계기로 북송시대를 마감하
고 남경(南京)으로 천도하여 남송시대를 열었다.북송 때부터 정부 상층
부의 귀의를 얻고 있던 불교계는 이를 계기로 해서 강남(江南)지역을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