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1 - 고경 - 2015년 5월호 Vol.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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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종류가 있음을 밝히고 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경전에서는 최고의 빛깔을 ‘자금색 (紫金色:붉은 빛이 나는 금 어느 시인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노래했다. 좋은
색)’이라고 한다. 아름답거나 훌륭함을 찬탄하는 용어로 수 사람은 금보다 더 빛나기 마련이다. 휴대폰이 없던 시절, 학
시로 인용되곤 했다. 교에서 수업을 마친 아이들이 똑같은 교복을 입고 교문에서
쏟아져 나와도 어머니는 자기아들을 즉시 알아본다고 한다.
욕심이 과하면 화를 부른다 그 이유는 어머니만 알아볼 수 있는 아들만의 빛이 있기 때
권위와 흠모를 동시에 추구해 온 종교계는 정치가보다 더 문이다. 어머니에게 그것은 금빛보다도 더 아름다운 빛일 것
많은 숫자의 금빛 건물을 남겼다. 그래서 세계 주요 관광지 이다.
마다 ‘황금사원’이란 명칭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돔이나 탑의 경치만 아름답다고 명산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 산의 정
일부분 혹은 건물전체를 금칠로 마감한 까닭이다. 기를 받고 태어난 많은 인재들이 세상을 금빛으로 바꿀 때
모든 건축 재료가 금덩어리였다면 더 유명세를 떨쳤을 것 비로소 진짜 명산이 되는 법이다. 선진국은 금칠한 빌딩이
이다. 하지만 그만한 양을 구할 수도 없거니와 설사 구한다 많은 나라가 아니라 원칙을 존중하면서 상대에 대한 배려심
할지라도 그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지라 ‘겉멋’으로 만족해 을 갖춘 상식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는 나
야 했다. 하지만 속까지 금이었으면 좋겠다는 욕망은 그리 라를 말한다. 과거시대에 한 획을 그었던 화려한 성전 (聖殿)
스 신화인 ‘마이다스(Midas)의 손’ 사건으로써 잘 반영하고 이라고 할지라도 현재 종교적 기능이 정지된 채 드나드는 사
있다. 만지기만 하면 무엇이건 황금으로 바뀌는 신통력에 대 람들이 관광객뿐이라면 그건 성전이 아니라 한갓 박제된 구
한 우화이다. 어찌 그 왕 뿐이겠는가? 누구나 한번쯤 상상 경거리에 불과할 뿐이다.
해 본 일일 것이다. 선어록에서는 사찰을 보방(寶坊)이라고 부른다. ‘보배구역’
하지만 욕심이 과하면 화를 부르기 마련이다. 음식을 먹 이라는 말이다. 다른 말로 금지 (金地)라고도 한다. 불・법・승
기 위해 손으로 집었더니 빵마저 금으로 변해버리는 것이 (佛・法・僧)이라는 삼보(三寶)가 머물고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
아닌가? 금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먹을 수는 없는 물건이다. 다. 불보(佛寶)와 법보(法寶)는 본래 보물이지만, 살아 움직이
또 곁에 있는 공주를 만졌다가 그 딸마저 황금동상으로 바 는 승보(僧寶)는 보물단지가 될 수도 있고 애물단지가 될 수
뀌는 과보를 받고서야 욕심의 실상을 제대로 깨치게 된다는 도 있다. 승보가 보물단지가 될 때 불보와 법보는 더욱 빛나
줄거리다. 기 마련이다. 그래서 사람이 제일 큰 보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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