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2 - 고경 - 2015년 5월호 Vol.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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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 금색으로 변하다

            선종의 제10대 조사인 협(協) 존자는 평생 옆구리를 방바
          닥이나 벽에 기대지 않았다고 했다. 그래서 이름마저 ‘옆구
          리 (協) 존자’로 불렸다. 어느 날 길을 가다가 큰 나무 아래에
          서 걸음을 멈추더니 그 자리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
          다.

            “이 땅이 금색으로 변하면 큰 인물이 나타날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 땅은 차츰차츰 금색으로 바뀌어 갔다.
          그러던 어느 날 훤칠한 인물이 그 지역을 찾아왔다. 알고 보

          니 그의 몸에서 나오는 금빛 아우라가 이 땅을 노랗게 물들
          였던 것이다. 아름다운 저녁노을이 온 세상을 붉게 물들이
          는 것처럼. 그 주인공은 장차 11조가 될 부나야사(富那夜奢)
          선사였다.



              차지변금색 (此地變金色)
              예지어성지 (預知於聖至)
              땅이 금색으로 변한다는 것은

              성인이 올 것을 미리 알려 줌이라.
                                                  - 『보림전』 권3





          원철 스님           해인사승가대학장이며, 조계종 불학연구소장을 역임했다. 해인사, 은해
          사, 실상사, 법주사, 동국대 등에서 경전과 선어록의 연구・번역・강의로 고전의 현대화에 일
          조하면서, 일간지 등 여러 매체에 전문성과 대중성을 갖춘 글로서 주변과 소통하고 있다.『집
          으로 가는 길은 어디서라도 멀지않다』외에 몇 권의 산문집과 번역서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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