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 - 고경 - 2015년 9월호 Vol.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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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 수행집단을 말합니다.

            종정 (宗正)이란 종단의 상징적인 어른이면서도 모든 종도
          의 가장 표상이 되는 위치에 계신 분으로서 옛날로 보면 국
          사(國師)나 왕사(王師)에 해당하는 지위라고도 볼 수 있습니
          다. 그래서인지 예전부터 보면 자칫 권승으로 전락해 버릴
          수도 있는 자리이기도 해요. 큰스님께서는 종정이 되시기 전

          에도 그랬고 종정이 되고 나서도 마찬가지였지만, 종정이 되
          신 이후에는 특히 그 부분을 유념해서 보다 철저한 수행자
          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이셨습니다.”

            원융 스님은 본분종사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던 중 성철
          스님이 생전에 본분종사의 표상으로 자주 예를 들었던 중국                                                        법전 전 종정예하를 모시고 해인사 대중과 함께 한 모습
          의 육조혜능 대사와 일본의 관산혜현 선사에 대한 일화를
          소개했다.                                                                뽑고 허드렛일을 하는 등 그 모습이 하루도 변함이 없었다.
            육조혜능은 당나라 측천무후가 장안으로 와 국사(國師)로                                       “큰스님께서는 누차 우리에게 육조 대사와 관산 선사의

          서 대중들에게 가르침을 내려달라고 청했지만 이를 거절했                                       가풍을 교훈처럼 말씀하셨고, 큰스님 스스로도 평생을 그
          다. 반면 신수 대사는 국사로서 당나라의 수도인 장안과 낙                                     와 같이 살아가셨습니다. 56세 때 해인총림 방장에 취임하
          양 두 곳을 옮겨 다니면서 세 명의 황제를 보필하며 영화를                                     기까지 하루에 나무 한 짐씩을 일과로 실행하셨고, 고인 (古

          누렸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신수의 가르침은 몇 대 못가 끊                                     人)들처럼 본분사를 위해서는 두타행(頭陀行)을 아끼지 않는
          어졌지만 육조의 가르침은 오늘날까지 살아 숨 쉬고 있다.                                      삶을 사셨어요. 부처님께서 설산에서 각고정진하여 보드가
            일본의 관산혜현 선사 역시 수행자의 길만 걸었던 선지식                                     야에서 대도(大道)를 성취하고 나서 맨 처음 인천(人天) 대중
          이다. 관산 선사 역시 왕의 청을 거절하고 철저하게 은둔의                                     에게 하신 말씀이 바로 본분도리였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일
          삶을 살았다. 변색을 하고 남의 머슴살이로 들어가 살면서                                      체중생을 살펴보시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기이하고 기이하

          자기 공부를 했을 정도라고 한다. 어쩔 수 없이 묘심사 주지                                    도다. 일체중생이 모두 다 불성이 있구나. 오로지 망상의 구
          를 맡았지만 항상 누더기 한 벌로 일관하면서 낮에는 풀을                                      름이 자성을 가리어 볼 수 가 없을 뿐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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