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 - 고경 - 2015년 9월호 Vol. 29
P. 29

불교의 핵심을 차지한 바른 이념입니다.”

            원융 스님은 본분종사로서의 성철 스님의 삶과 수행을 강
          조했다. 그러고 보니 스님은 벌써 십수 년째 해인총림 대중
          들을 이끌고 있는 수좌(首座)이기도 하다. 스님은 후학들에
          게 당부하는 말씀도 빼놓지 않았다.
            “참선 정진하는 대중의 숫자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결코

          줄지를 않아요. 한 발짝만 밖으로 나가보면 좋고도 좋은 세
          상인데, 그래도 이 도리를 궁구하느라고 젊은 납자들이 꼿
          꼿이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면 한편으론 외경스런 마음까지

 스승 성철 스님을 모  듭니다.
 시고 원택 스님과 함  인간의 모든 동작가운데서 이 참선하는 모습처럼 거룩한
 께 한 원융 스님
          것은 없습니다. 같이 정진하다가도 어쩌다 단엄하게 앉아 있
          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찌르고 들어갈 만한 추호의 허점도
 본분도리란, 단지 참선문중에서만 살림살이로 표방하는   없이 완벽합니다. 대중 여러분들이 지금의 모습 그대로 정진

 것이 아닙니다. 결국 이것은 불교의 핵심이며, 부처님 가르침  해서 좋은 소식을 전해주기를 바랍니다.”
 의 요체입니다. 항간에는 ‘돈오돈수(頓悟頓修)’와 같이 큰스님  성철 스님 열반 3일전 누워 있는 스승에게 원융 스님이
 께서 내세우신 독특한 이론을 들어 일반적으로 ‘성철 사상’  물었다.

 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큰스님이 내세우신 사상은   “스님, 이러한 때 스님의 경계는 어떠십니까?”
 결코 큰스님만의 사상이 아닙니다.  깊이 잠든 것 같던 성철 스님이 벌떡 일어나 벼락같이 원
 큰스님께서는 결국 우리 선종의 근본사상이자 가장 정  융 스님의 뺨을 힘껏 쳤다고 한다.
 통적이고 전통적인 사상을 표방하셨을 따름이지 자기 학설  세상에 오래 계시면서 대중들을 이끌어 주기를 바라며
 을 만들어 따로 독특한 이론을 펴신 것이 아닙니다. 큰스님  여쭈었던 제자의 우문(愚問)에 스승은 현답(賢答)으로 응대

 은 한마디로 본분종사로서 일관하신 분입니다. 그러므로 큰  했다. 아직도 원융 스님의 가슴 속에는 스승 성철 스님의 가
 스님의 사상이야말로 우리 선종의 사상이고, 선종의 사상은   르침이 천둥번개와 같이 살아 있었다.


 26  고경  2015.09.                                           27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