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5 - 고경 - 2015년 9월호 Vol.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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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두에 대하여 한 생각이라도 의혹이나 혼란이 있어서는 공  어리 끌고 다니는 이것이 무엇일까? 이뭣꼬?” “부모미생전

 부가 안 됩니다. 화두가 나로 하여금 생사를 해탈케 한다는   본래면목이 무엇인가? 이뭣꼬?” 이와 같이 화두를 순수하
 확고한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이 믿음이 강하면 강할수록   게 의심해 가야 합니다. 화두에 대한 의심이 클수록 의정 (疑
 깨달음이 그만큼 빠르게 될 것입니다.   情)이 돈발됩니다. 크게 의심할수록 크게 깨칩니다. 화두 의
          심이 강할수록 화두 일념이 쉽습니다. 화두 참선은 알 수 없
 대분심(大憤心)  는 화두에 대하여 의심을 크게 일으켜 그 의심이 강하면 공
 대분심은 크게 분한 마음입니다. 부처님과 조사 선지식은   부가 쉽습니다. 화두 의심이 크고 간절하면 번뇌망상은 저절
 내가 본래 부처라 했는데, 나는 왜 착각에 빠져 중생이라 억  로 사라지고 오직 화두 하나만 또렷또렷하게 의심을 지속해
 울하게 살고 있는가. 나의 자성은 무아 공이니 부처님과 하  나갈 수 있습니다.

 등 다를 것이 없는데 어째서 분별망상에서 벗어나지 못하  이와 같이 대신심, 대분심, 대의심의 간화선의 삼요가 잘
 는가? 나는 본래 부처인데, 짜증과 화, 욕심과 어리석음으로   갖춰져야 화두가 잘 됩니다. 그렇지 않고 어느 하나라도 부실
 헉헉대고 살고 있는 것에 대하여 크게 분한 마음을 일으켜  하면 삼륜차의 세 바퀴 중 하나가 빠지면 차가 갈 수 없듯이
 야 합니다. 화두 참선자는 화가 나거나 이기심으로 가까운   이 화두 공부를 해 나갈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화두 참선을
 사람들과 갈등을 빚을 때 스스로 크게 분심을 내어야 합니  할 때 화두가 잘 안 된다는 생각이 들면, 화두의 삼요를 점검

 다. 특히, 화두 공부하는 사람은 남들이 공부를 잘 하는 모  하고 대신심・대분심・대의심을 일으켜 나아가야 합니다.
 습을 보면 스스로 자기 공부를 점검하고 분별망상에 허덕이
 거나 탐진치 삼독심에 집착하는 자신을 경책하고 큰 분심을   화두 의정(疑情)으로 바로 들어가라
 내어야 합니다. 이 분심이 클수록 공부에 자극이 되어 화두   우리가 화두를 참구할 때 도대체 알 수 없는 그 화두를
 일념으로 가는 동기 부여가 됩니다.   깊이 의심하고 의심해 들어가야 합니다. 이때 화두에 대한
          의심이 하나의 감정 상태로 지속되는 것을 의정 (疑情)이라

 대의심(大疑心)  합니다. 의정은 화두 의심이 하나의 감정 (感情)이 된 것입니
 화두를 참구할 때는 화두를 크게 의심해 들어가야 합니  다. 화두는 생각으로 드는 것보다 감정으로 드는 것이 공부
 다. 화두는 논리나 이치로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가 더 빠르고 깊습니다. 생각으로 든다는 것은 화두의 언구
 의심을 지속시켜 가야 합니다. “어째서 삼서근이라 했을까?   (言句)를 되뇌이는 것입니다. 화두를 생각으로 들 때는 화두
 어째서…” “어째서 조주는 무라 했을까? 어째서…” “이 몸덩  드는 나와 대상인 화두가 벌어져 있지만, 화두를 감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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