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8 - 고경 - 2015년 9월호 Vol.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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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림별어
정수사 창건 60년 개산대재 법요식
버섯 때문에
불기2559(2015)년 9월 22일(음 8. 10.)
깨달음을 얻다
정수사는 부산과 경남 출신의 무연고 전몰·순직 경찰관 영가 89
위를 모시고, 20여 년간 신심과 봉사로 짓는 무료급식소 ‘기쁨의
집’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_ 원철 스님
피난민들의 사랑과 애환이 깃든 용두산은 1954년 12월의 대화재로
판잣집들이 전소되고 그 뒤에는 멀쩡한 사람들이 자살을 하는 등 일대
가 황폐화되면서 차츰 우범지역으로 변해 갔습니다. 이를 보다 못한 부
산시 관계자와 불자 등 다섯 분이 당시 범어사 조실로 계신 동산 큰스
님을 찾아가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여쭙자 ‘용두산에 부처님을 모시고
아침저녁으로 목탁소리를 울리며 열심히 기도하면 부처님의 가피로 명 추석날 아침에 송이버섯국을 먹다
산으로서의 면모를 되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부산불교 포교의 중심 해인사 부엌을 담당하는 원주스님은 명절이거나 뭔가 기
지가 될 것’이라고 일러주셨다고 합니다.
이렇게 정수사는 부산시민의 애환과 역사를 함께하며 한국 불교의 념해야 할 만한 일이 생기면 반드시 송잇국을 내놓는다. 향기
자존심인 동산 큰스님과 성철 큰스님의 가르침에 따라 매일 참회하고
에 민감하지 못한 이에게는 가격대비 만족도(요샛말로 가성비)
기도하며, 남 모르게 남을 도우며 부처님의 정법과 자비를 펼치는 데에
60년의 세월을 지내왔습니다. 비록 공원 내에 위치한 작은 도량이지만, 가 높은 음식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대중들은 ‘송이버섯국’이
정수사의 역사와 정신은 부산시민의 가슴에 아로새겨진 용두산만큼이 라는 귀한 이름만으로도 나름 위로를 받는다. 아침공양을 마
나 부산을 대표하는 사찰로 부족함이 없습니다.
이제 부산시민과 함께해 온 지난 60년을 밑거름 삼아 ‘봉사하는 정수 친 후 방 앞의 마당에서 서성거리며 송이버섯에 대한 이런저
사, 열린 정수사’로 자리매김하여 개산 100년을 맞이할 초석으로 삼고 런 기억을 더듬어 객담삼아 삼아 한마디씩 보탰다.
자 합니다.
새롭게 도약하는 정수사에 많은 관심과 지도를 바랍니다. 소나무가 많은 가야산을 하루 종일 헤매다가 겨우 몇 개
를 손에 쥐고 돌아와 ‘송이라면’을 끓여먹었다거나, 버섯이
주지 일준·정수사 신도회 두손 모음
많다는 소문을 듣고 인근 거창지역의 미녀봉까지 샅샅이 뒤
대한불교조계종 용두산 정수사 졌는데 결국 빈손으로 왔다거나, 오랫동안 열심히 온 산을
아비라기도도량
찾았건만 아직 한 번도 내 손으로 송이를 캐 본 적이 없다
부산광역시 중구 용두산길 35-14 (광복동 2가, 용두산공원 내 정수사)
051) 246-3065, 010-4658-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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