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4 - 고경 - 2016년 3월호 Vol.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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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융삼제(圓融三諦)를 관찰하는 주체적이고 실천적인 법”이라

         고 했다. 객관세계의 실상을 설명하는 원융삼제를 바르게 이
         해하려는 주체적 노력과 지혜로운 안목을 여는 실천적 관법
         이 일심삼관이라는 것이다.


           ● 존재의 실상을 내면화 하는 관법



            “일체 모든 가(假)가 다 공(空)하여 공이 그대로 실상임
            [空卽實相]을 체득하는 것을 공관(空觀)에 들어간다고 한

            다. 이 공을 통달했을 때에 관법 (觀法)이 중도에 명합하여
            능히 세간의 생멸법상(生滅法相)을 알아서 여실하게 보는
            것을 가관(假觀)에 들어간다고 한다. 이러한 공한 지혜가
            그대로 중도이기 때문에 둘이 없고 다름이 없는 것을 중                                     대상이 되는 모든 존재에 대해 실체가 있다고 믿는다. 안으로

            도관(中道觀)이라 한다.” - 『마하지관』 3권                                         는 마음이 있다고 믿고, 나를 구성하는 오온(五蘊)과 사대(四
                                                                               大)가 실재한다고 믿는다. 이를 좀 더 확장하면 내가 욕망하
           위의 인용문은 『마하지관』에서 설명하는 일심삼관에 대한                                      는 객관대상이 실재한다고 확신한다.
         내용이다. 공가중이라는 삼제를 바르게 깨달으면 ‘존재의 실                                        이렇게 내가 있고, 객관이 있다고 믿는 것에서 자아에 대한

         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안목[如實知見]’이 열린다. 그렇게 실상                                   아집이 생겨나고, 대상에 대한 욕망이 강고해져 집착이 일어
         을 바르게 이해하면 번뇌와 고통을 초래했던 무명이 사라지                                       난다. 삶의 고통은 이와 같이 존재를 실체시하고 그것이 존재
         고 마음에 평화가 찾아온다. 이렇게 존재의 실상을 깊이 통찰                                     의 실상이라고 믿는 어리석음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그와 같
         함으로써 내면의 평화를 얻는 세 가지 관법이 일심삼관이다.                                      은 집착과 망상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안으
           첫째는 공관(空觀)이다. 천태대사는 “일체 모든 가(假)가 다                                  로 내가 공함을 깨닫고, 밖으로 모든 존재가 공한 것임을 꿰

         공(空)하여 공이 그대로 실상임[空卽實相]을 체득하는 것”을                                     뚫어 보아야 한다.
         ‘공관으로 들어가는 것 [入空觀]’이라고 했다. 우리는 감각의                                      성철 스님은 “모든 가(假)가 실제로 공한 것을 체득하면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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