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 - 고경 - 2016년 5월호 Vol.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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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시아견 ● 글 _ 원택 스님 이에 오간 구도의 문답과 인연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표지 글
에 간략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애꿎게 주위에서
“‘법정 스님이 묻고 성철 스님이 답하다’고 해야지 스님이란
『성철스님 시봉이야기』와 단어가 없으니 너무 세속적이다.”는 야단을 들어야 했습니다.
『설전 (雪戰)』 출간의 인연인지 2월 말쯤 한 통의 전화를 받
한국불교 역사 정립 게 되었습니다.
“스님, 스님은 저를 잘 모르시겠지만 이번에 조현 기자 대신
에 종교를 맡게 된 한겨레신문의 이길우 기자입니다. 이번에
출간하신 『설전 (雪戰)』을 재미있게 읽어서 스님을 한 번 뵙고
싶습니다.”
“요즘은 부산에 많이 머물고 있고 백련암에는 주말에만 가
● 끔 들르고 있습니다. 백련암에서 인터뷰는 자주 했으니 산청
지난 2월에 열림원 출판사에 속한 ‘책읽는 섬’ 겁외사에서 한 번 만났으면 합니다.”
에서 ‘엮은이 원택’으로 하여 ‘법정이 묻고 성철이 답하다’는 이렇데 인연이 돼서 이길우 기자님을 3월 초에 겁외사에서
부제로 『설전 (雪戰)』을 출판하였습니다. 저는 원고는 정리하였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한겨레신문 3월 16일 수
지만 책의 편집과 제목은 편집자인 함명춘 선생에게 일임하 요일자 ‘녹색 삶 휴심정’ 난에 전면에 가깝게 큰 지면으로 제
였습니다. 작년 봄에 법정 스님과 최인호 선생과의 인생 대화 인터뷰가 보도되었습니다.
록인 『꽃잎이 떨어져도 꽃은 지지 않네』라는 책을 함 선생에 보도가 나오고 하남 정심사 주지로 있는 사제 원영 스님과
게 선물로 받고 한 번에 읽은 기억이 있어서 모든 것을 믿고 통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맡긴 셈이었습니다. “소식을 듣고 한겨레신문을 잘 읽었습니다. 사형님, 오늘이
제목을 “‘설전 (雪戰)’이라고 붙인 것은 차갑고 냉철하면서도 음력 2월 8일로 부처님 출가일입니다. 기사를 ‘원택 스님 출
부드러운 수도자의 자세를 ‘눈’이라는 매개로 형상화하는 한 가이야기’라고 했으면 똑 떨어졌을 텐데 아쉽습니다.”
편, 어느 누구도 다치지 않고 오히려 서로 웃게 만드는 유일한 오후에는 고심정사 불교대학 총동문회장인 문선이 보살님
다툼인 ‘눈싸움’의 이미지를 통해 성철과 법정 두 큰스님 사 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2 고경 2016. 05.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