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1 - 고경 - 2016년 5월호 Vol.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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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화병 쌓아가면서 얻은 교훈은, 화를 담을 나의 용량을   강남의 아줌마들이 화난 이유는 믿거나말거나 ‘태양의 후

 검토하는 것이다. 애초에 소화할 능력도 없으면서 근기를 헤  예’와 대통령이 함께 찍은 사진 때문이라고 한다. 강남 아저씨
 아리지 않고 참기만 했기 때문에 세포 하나하나에 숨어있던   들이 화난 이유는 테러방지법에 있다고 한다. 핸드폰까지는
 분노가 재앙을 자초한 면이 있다. 이런 반성 끝에 이젠 생각  참았는데 통장 뒤지는 건 절대로 용납할 수 없었다나. 흙수
 을 좀 하고 화를 내보기로 했다. 어디까지 참을 건가, 어디까  저와 금수저를 동시에 화나게 할 수 있다니, 우리 정부여당은
 지 낼 건가, 누구에게 낼 건가, 무엇에 대해서 낼 건가, 언제   참 신통하다.

 낼 건가…. 이런 것들을 생각하고 선을 정한다. 나를 화나게   호남 사람들 역시 단단히 화가 났던 모양이다. 세간에 떠도
 한 그 사람에게, 그 사건에 대해서만, 그 일이 일어난 즉시, 선  는 말로 홧김에 서방질을 했건, 따끔한 회초리를 들었건 제1
 을 넘지 않고 화를 내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 방침이 부처님  야당에 대한 오랜 지지를 거두고 제3당을 탄생시켰다. 홀대받

 의 가르침에는 어긋나겠으나 우선 내 속이라도 편할 것 같다.   는 건 호남 사람들만이 아니어서, 없이 살고 무시당하는 전국
 그러나 이 선을 지키면서 화를 내기란 역시 쉽지 않다.  의 성난 유권자들이 여당에 표를 주지 않았다. 덕분에 호남
 화낼 일에 화를 내자고 결정한 데는 화가 무조건 나쁜가   당이라는 딱지가 붙었던 제1야당은 전국정당이 되었고, 야권
 하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관찰하고 사회를 관  의 분열로 압승을 예상했던 여당이 정신줄 놓고 있다가 호된
 찰해보면, 화를 냈을 때 그에 따르는 부작용에는 나쁜 쪽도

 있지만 좋은 쪽도 있다. 여야가 뒤바뀐 이번 총선도 그렇게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놈이 그놈인 중에 덜 싫은 놈 뽑다
 보니 어쩌다 예상외의 결과가 나온 건지도 모른다. 그러나 유

 권자들이 화가 났다는 사실만은 틀림없이 보여준 선거였다.
 유권자들이 화가 난 이유를 들어보자. 우선 20~30대는 눈
 에 띄게 높아진 투표율이 분노 게이지를 보여준다. 부모 세대
 의 무지와 욕망이 자식 세대에게 헬조선이라는 과보를 안겨
 주었고, 그 결과 흙수저를 든 젊은이들을 투표장으로 이끌었

 다. 여권의 표밭인 강남 사람들도 화가 나서 더러 야당을 찍
 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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