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 - 고경 - 2016년 6월호 Vol.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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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림별어  ●  글 _ 원철 스님  없지만 ‘학’이 주는 이미지가 이름에 중첩된 흔치 않은 법명

          을 가진 인물이라 하겠다. 선종 역사책에서 문자로 만나기 전
          에 먼저 그림으로 만난 셈이다.
 백천명 가운데 누가
            ● 논두렁 정기라도 받아야 한다

 진짜 내 아이인가  선종 제23조로 자리매김한 학륵나 존자의 태몽이야기도
          『보림전』에 수록되어 있다. 수미산 위에서 한 동자가 손에 옥
          가락지를 쥐고서 “제가 올 것입니다.” (『보림전』 권5)라고 어머니
          께 말했다고 전한다. 뭔가 남보다 다른 사람은 ‘논두렁 정기

          (?)’라도 받고 태어난다고 했다. 강릉 오죽헌의 몽룡실(夢龍室)
          은 신사임당 꿈에 용이 바다에서 날아와 품에 안기면서 율곡
 ● 학을 제자로 거느리다  선생을 낳았다는 연유로 붙여진 이름이다.
 해인사 큰법당 바깥쪽 벽화그림 속에서 학륵나   『삼국유사』에 의하면 신라의 자장 율사나 원효 스님도 별
 존자를 처음 만났다. 5백 마리 학(鶴)을 제자 삼아 정진했다  이 모친 품속으로 들어오는 꿈을 꾼 후 태기가 있었다고 한

 는 특이한 장면을 묘사했다. 허공세계에서 축생의 몸을 가진   다. 뿐만 아니라 고승들의 비문행장에는 태몽이 빠지지 않는
 학마저도 구제했노라고 관광  다고 이능화 선생은 『조선여속고』에서 기술했다. 원조고승인
 객 안내를 위한 책자인 『벽화  부처님의 탄생에도 꿈 이야기는 빠지지 않는다. 아시다시피

 이야기』에 적혀 있었다. 사람  ‘도솔천에서 흰 코끼리를 타고 오는’ 꿈이다. ‘도솔내의상(兜率
 은 말할 것도 없고 날짐승까  來儀相)’이라는 팔상도의 제1번으로 미루어 보건대 불교태몽
 지 교화할 수 있는 법력의 소  의 역사는 부처님 역사와 궤를 함께 하고 있다.
 유자로 칭송한 것이다. 전체
 불교역사 속에서 갠지스강의   ● 꽃과 전단향을 바치다

 모래알처럼 많은 성인 가운  『보림전』에는 학에 대한 『벽화이야기』 설명처럼 장황한 이
   학륵나 존자  데 그렇게 유명하다고 할 순   야기는 없다. 물론 그렇다고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학의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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