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 - 고경 - 2016년 7월호 Vol.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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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 스님이 처음 출가하고부터 16년간 생식으로 지내셨
으며 40여 년간 소금을 먹지 않고 소식 (小食)으로 일절 간
식하지 않고 광목천의 검소한 옷을 입으셨으며 사는 전각
에는 단청을 허락지 않으셨습니다. 성철 대종사께서는 생
전에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산은 산 물은 물” 이
라는 종정취임 법어로 세상에 회자되었고 열반 후에는 “우
리 곁에 왔던 부처”라는 이미지로 국민들에게 큰 관심과
존경을 받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우연이 아니라 평생 계율(戒律)을 엄격히 지키셨
고, 깨치신 후의 십년 장좌불와의 깊고 높은 수행력과 성
전암 동구불출 10년으로 상징되는 높은 학덕과 종정으로 주교 서울대교구 홍보국장 허영업 신부님이 쓴 글을 보게 되
권력에 초연한 모습이 불자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 크게 었습니다. 허 신부님의 글을 일부 인용해서 정리해 봅니다.
공감을 얻은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번 우표 발행으로 ‘자기를 바로 보라’, ‘남을 위해 기도 생전에 김 추기경님은 ‘사회는 머리가 좋은 사람들 때문
하라’, ‘남모르게 남을 도우라’ 하시던 큰스님의 가르침이 에 풍요로워지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 많은 사람들로 인해
세상에 널리 퍼지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 시대에 풍요로워진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실제로 김 추기경님은 인
도 성철 대종사의 안목을 갖춘 수행자들이 나와서 국민들 간 사랑과 생명의 존엄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셨습니
의 큰 정신적 의지처가 되어주기를 간절히 기원해 봅니다. 다. 모든 생명은 예외 없이 존재 자체로 아름다우며 다른
모든 가치들보다 우선해서 사랑과 존중을 받아야 한다고
<월간 우표> 6월호가 발행되어 잡지를 받아 보고서 제가 하셨습니다. 따라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상호 화해와 일
썼던 ‘우리 곁에 왔던 부처님, 성철 대종사’라는 글을 읽고서 치는 상대방도 하느님의 용서와 사랑을 받는 귀한 생명임
는 우표 발행 취지에 맞게 썼는지 아쉬운 생각을 했습니다. 을 인식하는 데에서 시작합니다. 우리 모두가 서로를 사랑
제 글에 이어 김수환 추기경님에 대한 글이 실렸습니다. 김 하고 존중하게 되면 김 추기경께서 말씀하신 대로 더 밝고
추기경님에 대해서는 ‘눈은 마음의 등불’이라는 제목으로 천 더 행복을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6 고경 2016. 07.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