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 - 고경 - 2016년 9월호 Vol.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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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이 그리운 시절”

 스승 고암 스님을 그리워하는 제자 중천 스님의 회고는 끝
 없이 이어졌다. 그러면서 해인총림에 주석한 다른 스님들에
 대한 말씀도 빼놓지 않았다.
 “잘 아시듯이 해인사에는 대단한 어른들이 많이 계셨습니
 다. 고암 큰스님을 비롯해 자운, 성철, 지월, 영암, 일타, 혜암,

 법전, 지관 스님 등이 최근까지 후학들을 지도하셨어요.
 자운 큰스님은 조계종의 계율(戒律)을 살린 어른입니다. 철
 저한 율사였어요. 스님들에게 중요한 것이 많이 있지만 그 중

 에서도 저는 율복(律福)을 먼저 꼽고 싶어요. 조계종 종정을
                               해인총림의 큰 어른이었던 성철 스님과 고암 스님
 하셨던 분 중 어느 누구도 율(律)에 소홀한 분이 없었습니다.
 그만큼 지계 (持戒)가 중요합니다. 선(禪)에는 뛰어 났지만 율  매일여가 아니면 견성이 아니라고 딱 잘라 말씀하셨습니다.
 (律)이 부족해 종정이 못되신 분도 많지 않습니까?  큰스님 계실 때 자칭 도인들이 얼마나 많았습니까? 큰스님께
 자운 큰스님께서는 품이 넓었습니다. 그래서 자운 스님이   서는 오매일여는 본인만 알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자기를 속

 당신 품에 여러 큰스님들을 다 짊어지고 다녔다고 할 정도입  일 수는 없잖아요.
 니다. 산중에서 한국불교를 지탱해 가는데 자운 스님의 역할  그리고 큰스님의 한글법어에는 정말 힘이 넘쳤습니다. 글
 이 컸다고 봅니다. 해인사가 흔들리지 않도록 큰 울타리가 되  만 봐도 기가 느껴졌습니다. 저는 큰스님의 1986년 신년법어

 신 분이 바로 자운 큰스님이십니다.  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법어 중 ‘장엄한 법당에는 아멘소
 성철 큰스님은 말이 필요 없는 분이죠. 큰스님께서 하신   리 진동하고 화려한 교회에는 염불소리 요란하니 검다·희다
 것 중 가장 큰일은 ‘견성성불(見性成佛)’의 개념을 명확하게 정  시비 (是非) 싸움 꿈 속의 꿈입니다’라는 구절이 제 가슴을 쳤
 리하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매듭을 확실히 지어준 것이죠.   습니다. 너무 위대한 말씀입니다. 화장세계 (華藏世界)를 노래
 큰스님께서는 견성 (見性)의 기준으로 오매일여(寤寐一如)를   한 이 구절이야말로 큰스님의 깨달음을 그대로 보여주신 것

 말씀하셨어요. 사람들이 찾아오면 다른 것은 말씀 안하시고   이라 생각해요.
 ‘오매일여 돼?’라고 물으셨잖아요. 아무리 깨달았다고 해도 오  큰스님의 열반송 ‘生平欺誑男女群(생평기광남녀군)하니 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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