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 - 고경 - 2016년 11월호 Vol.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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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파 인근의 선종사찰을 답사하다 라는 호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 자리는 일본 임제종의 에
덕분에 선어록에 자주 등장하는 몇몇 사찰을 직접 답사 이사이 (榮西, 1141~1215) 선사와 조동종 도겐(道元, 1200~1253)
하는 기회를 가졌다. 설두사(雪竇寺)는 설두중현(雪竇重顯, 선사가 선종법맥을 이어간 곳이기도 하다. 부처님 진신사리를
980~1052) 선사의 『설두송고(頌古)』는 공안집의 효시이다. 뒷 모신 아육왕사(阿育王寺)는 고려의 의천(義天, 1055~1090) 국사
날 선종제일의 책이라는 『벽암록』의 저본이 되었다. 그런데 가 대각회련 (大覺懷璉, 1007~1090) 선사를 만난 곳이다. 하지
2008년 이장(怡藏) 화상이 옥외미륵대불인 거대한 포대화상 만 어느 곳에서도 당송시대 선사들의 시퍼런 결기를 전혀 느
을 조성하면서 미륵성지를 표방하고 있었다. 거기에 더하여 낄 수가 없었다. 그러기에는 세월이 너무 흘러버린 탓이다. 그
기존의 4대 성지 (관음, 지장, 문수, 보현성지)에 더하여 ‘5대 성지’ 냥 ‘큰절’로 관광지 냄새만 물씬 풍겼다.
까지 꿈꾸고 있다. 사찰의 정체성도 세월이 지나감에 따라 바
뀌는 모양이다. 쩝. ● 관음성지 보타낙가산을 찾다
천동선사(天童禪寺)는 굉지정각(宏智正覺, 1091~1157) 선사 한 시간 정도의 거리를 달려 주산(舟山, 저우산)으로 갔다.
의 수행공간으로 유명하다. 묵조선을 주창하면서 간화선의 이 지역의 행정명인 인구 백만명의 주산(舟山)시 캐치프레이
완성자인 대혜종고(大慧宗杲, 1089~1163) 선사에게 “삿된무리” 즈는 “미려군도(美麗群島) 자재주산(自在舟山)”이었다. 아름다
운 섬 동네인 주산에서 휴식을 통하여 몸과 마음의 자유자
재함을 얻어가라는 의미였다. 신심자재 (身心自在)를 위한 성
지로 중국정부는 지혜경구(智慧景區)로 지정했다. 경치가 좋
은 풍경구(風景區)인 관광지는 한번만 다녀가는 경우가 대부
분이지만 지혜경구는 반복해서 찾아오는 특징을 지닌다. 뿐
만 아니라 다녀간 이가 주변인까지 데리고 오는 곳이다. 매년
600만 명 이상 성지순례를 온다고 한다. 이들의 편의를 위하
여 기존다리 옆에 보타산(普陀山, 푸퉈산) 불교협회의 기부금
으로 ‘관음대교’를 2년 전에 완공하여 쌍다리가 되었다고 한
다. 특히 복건성 (福建省, 푸젠성) 사람들의 관음성지 사랑은 각
천동선사 모습 별하다. 집에 모셔둔 원불인 작은 관음상을 해마다 안고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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