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9 - 고경 - 2016년 11월호 Vol.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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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역대 조사들은 깨달음을 따로 찾지 않았으며, 오직 ‘그냥’ 어디다 대놓고 묻기 애매한
살았다. 인생에서 의미를 소멸시킴으로써 죽음의 허무를 극
복하려 했던 자들이다. 부처라는 ‘모난 돌’을 빼내야만, 마음
의 길이 평탄해진다. 단순한 삶을 지향하는 미니멀리즘은, 대
충대충 사는 데에서 완성된다.
요즈음의 나는 과업이든 갈등이든 무슨 일이든, ‘한 끼 때
운다’는 심정으로 해치우는 편이다.
“바로 칼을 휘둘러야 한다”는 건 ‘부처’라는 망상을 버리라
는 이야기다. 쓰레기통 속에서 뒹굴어도 만족할 수 있다는 게
협산의 경지다. 석상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그에게 국토가 ‘공 (空)하다’는 건 결국
없다”는 건 부처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본래 다 허무하다는 뜻 아닌가?
절에서는 왜 여성을 ‘보살님’이라고 부를까?
있지도 않은 부처를 왈가왈부할 게 무어냐는 투다. 석상은 쓰
일반 신도가 승복을 입어도 되나?
레기통 속의 삶을 넘어, 아예 쓰레기라고 자기를 인식하고 있
어떤 스님을 ‘큰스님’이라고 부르나?
다. 문정의 시설? 경제적 형편이나 정치적 위세는 협산이 석
‘본래 부처’라면서 왜 수행을 계속하나?
상보다 훨씬 더 나았던가 보다.
플라톤은 “가장 행복한 사람은 못된 심성의 흔적이 하나
도 없는 영혼의 소유자”라고 말했다. 하긴, 못된 놈이 이긴다.
장웅연 글, 니나킴 그림 | 240쪽 | 13,000원
장웅연 글, 니나킴 그림 | 240쪽 | 13,000원
그러나 쉬고 싶다면, 이기지 말자.
절에서 만난 스님들에게도 차마 묻지 못한
불교에 관한 사소하지만 결정적인 물음 49가지에
「불교신문」 현직 기자가 속 시원히 답하다!
불교사상과 역사ㆍ문화를 재미나게 풀어낸 불교입문서
장웅연 ● 집필노동자. 연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장영섭’이란 본명으로
『길 위의 절』, 『눈부시지만, 가짜』, 『공부하지 마라』, 『떠나면 그만인데』, 『그냥, 살라』, 『불행 장웅연_ 2002년부터 불교계에서 일하고 있다. ‘불교신문 장영섭 기자’가 그다. 본명과 필명으로 『길 위의 절(2009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
하라 오로지 달마처럼』 등의 책을 냈다. 최근작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선문답』. 교양도서)』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선문답』 『불행하라 오로지 달마처럼』 『눈부시지만, 가짜』 『공부하지 마라-선사들의 공부법』 『떠나면
그만인데』 『그냥, 살라』 등의 책을 냈다.
02-765-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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