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5 - 고경 - 2016년 11월호 Vol.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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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어록의 뒷골목 ● 글 _ 장웅연 남들의 증오는 온전히 그들의 것이다. 내 감정은 내가 통제할
수 있다. 타인의 감정을 통제하려 들 때 드는 힘보다 10분의
1 정도밖에 안 든다. 무엇보다, 현실화된다.
쉬고 싶다면,
●
이기지 말자 제66칙
구봉의 머리와 꼬리(九峰頭尾, 구봉두미)
어떤 승려가 구봉도건(九峰道虔)에게 물었다.
“어떤 것이 머리입니까?”
구봉이 말했다.
● “눈을 떴으되 새벽을 느끼지 못하는 격이다.”
어느 정신과 의사의 블로그에서 영감을 얻었 “어떤 것이 꼬리입니까?”
다. 사람은 누구나 일을 해야 한다. 어쩔 수 없다면 우선순위 “만년 (萬年)의 평상에 앉지 못한다.”
는 다음과 같이 정할 것을 권한다. 1. 할 수 있는 일, 2. 해야 “머리만 있고 꼬리가 없을 때는 어떠합니까?”
할 일, 3. 하고 싶은 일. 힘을 덜 내어도 되고 욕심을 덜 내어 “끝내 귀하게 되지 못한다.”
도 되는 일들이 앞쪽에 배치됐다. 앞엣것을 먼저 해야 이문이 “꼬리만 있고 머리가 없을 때는 어떠합니까?”
남는 법이다. 오랜 직장생활과 대인관계 스트레스에서 얻어낸 “배는 부른데 힘이 없다.”
자투리 지혜다. 정 하고 싶은 일을 해야겠다면, 세상을 탓하 “바로 머리와 꼬리가 서로 합할 때는 어떠합니까?”
지는 마라. 전적으로 욕심부린 그대 탓이다. “아기들은 무슨 일을 하건 힘이 들 텐데, 집안 식구들이
무시당할 때, 무시당한다 싶을 때, 누군가가 미울 때, 누군 그걸 몰라주네.”
가가 죽도록 미울 때,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때, 무언가를 반
드시 해야 할 때,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라. 그냥 하고 빨 두미 (頭尾)는 시작과 끝이라 읽어도 좋다. 무슨 일이든 시
리 하라. 해낸 일만큼 힘이 쌓이고 희망이 쌓인다. 나에 대한 작이 좋아야 끝이 좋은 법이다. 또한 시작도 좋고 끝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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