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2 - 고경 - 2017년 1월호 Vol.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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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3)
           이 말은 기독교의 위걸(偉傑) 어-거스틴 의 선언이다. 그리                                   자탄이 폭발하는 금일에 잇서서 여사(如斯)한  사고방식이 통
         고 이 말은 신앙의 절대성을 표시한 말이다. 신앙이라는 것은                                     할난지 엄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불합리한 이론을
         여하(如何)히 불합리한 사실이라도 오즉 무조건 종조(宗祖)에                                     절대 신봉하면은 합리적인 결과가 발생할 것인가? 이것은 다
         추종하여야 한다 함이니 이야말로 종교의 지상명령 (至上命令)                                     만 맹목적인 신앙에만 긋첫지 추호도[01a] 객관적 효과는 없
         이며 생명선일 것이다.                                                          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는 미개 (未開)한 우몽시대(愚曚時代)에 잇                                    일례로써 태양이 서 (西)에서 떠서 동(東)으로 진다고 억천

         서서 는 금과옥조가 될는지 모르지만은, 인지(人知)가 발달하                                     만 년 신봉하여도 동(東)에서 떠 서(西)에 지는 태양 자체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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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문화가 향상하여 공중(空中)에 인공위성이 돌고 지상에 원                                     하등의 영향을 줄 수 없는 것이다. 2+3=5의 합리적 사실을
                                                                               2+3=6이라고 불합리한 사고방식을 세계 인류가 전부 신봉하

                                                                               여도 2+3=6은 절대 성립되지 않을 것은 삼척동자라도 명약관
            스틴의 말이라고 하셨지만, 일반적으로는 최초의 라틴 교부(敎父)인 테르                            화(明若觀火)일 것이다. 그럼으로 객관적 확실성이 없는 공리
            툴리아누스(Tertullianus, 160~240)의 말로 알려져 있다. 그리스도교의
            어휘와 사상을 형성하는 기초를 만든 것으로 평가받는 테르툴리아누스는,                             공론(空理空論)은 백해무익(百害無益)한 우맹(愚盲)에 불과할 것
            기독교는 계시적이므로 초이성적이거나 반이성적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하                              이다. 이러한 사고방식으로 일체 문제를 해결하려다가는 문제
            면서 “아테네(철학)가 예루살렘(기독교)과 무슨 상관이 있는가?”라고 외치
            며 신앙의 영역과 이성의 영역을 철저히 구분하였는데 이런 맥락에서 “불                            의 해결은 고사(姑捨)하고 해결의 길을 영원히 조지(阻止) 하
                                                                                                                                6)
            합리하기 때문에 믿는다”는 말이 등장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이 말의 출전
            으로 알려진 테르툴리아누스의 「예수의 살에 관하여(De Carne Christi)」                     고 말 것이다.
            에는 “성자(신의 아들)는 죽었다. 그것은 불합리하기 때문에 전적으로 믿                             그리하여 종교는 아편 (阿片) 이란 비난공격을 도저히 피치
                                                                                                         7)
            을 만하다. 그리고, 그는 다시 일어났다. 불가능하기 때문에 확실한 것이
            다.”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중에 “불합리하기 때문에 전적으로 믿을 만하다                          못할 것이다. 그러면 천고에 탁월한 명민 (明敏)한 두뇌의 소유
            (credibile est, quia ineptum est).”가 와전된 것이라고 한다.
                                                                               자인 어-거스틴갓흔[01b] 지혜인이 엇째서 “불합리하기 따문
         3)   라틴어 이름은 아우렐리우스 아우구스티누스(Aurelius Augustinus). 스
            님이 기론하신 어거스틴(Augustine)은 영어식 이름. 로마령 아프리카에                         에 나는 신 (信)한다”라는 삼척동자도 속일 수 없는 여사(如斯)
            있던 도시 히포의 주교(396~430)로서 교부철학의 대표자이다. 당시 서방
            교회의 지도자이자 고대 그리스도교의 가장 위대한 사상가로 불린다. 「신                            한 우언(愚言)을 토(吐)하였는가? 여기에는 심심(深深)한 소이
            약성서」에 나타난 종교성과 그리스 철학의 플라톤 전통을 완벽하게 융합
            시켜 중세 로마 가톨릭 세계를 낳고 르네상스 시대의 프로테스탄트까지 이
            어졌다. 저서로는 「고백록(Confessions)」이 유명하다.
                                                                               5)   “이러한.”
         4)   유필에는 “잇서ゝ”로 반복부호가 쓰였지만 이 글에서는 “잇서서”로 표시하
                                                                               6)   “저지(沮止)”의 잘못된 표현.
            여 생략한 글자를 드러냈다. 이하 반복부호가 쓰인 곳은 별도로 표시하지
            않는다.                                                               7)   “양귀비”를 뜻하는 영어 “opium poppy”의 “opium”을 한자로 음사한 말.


         ● 고경                                           2017. 01.                                                                40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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