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 - 고경 - 2017년 1월호 Vol.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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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추회요』, 그 숲을 걷다
         千世界說)의 불교우주관을 인식케 되고 전자현미경으로써만

         이 일호(一毫)에 구억충(九億虫)이란 불교세균설(佛敎細菌說)을
                                                                               근본번뇌(根本煩惱)와
                 10)
         규지 (窺知) 케 되였으니 이렇한 사실 등으로써 보아도 불교
         가 얼마나 광대심원 (廣大深遠)한가를 가히 짐작할 수 있을 것
                                                                               수번뇌(隨煩惱)
         이다. 불합리한 교리조직을 가진 종교는 과학의 발전에 따라
         영원히 파멸의 운명을 면치 못할 것이다.
                                                                               글 : 박인석
           이 광대심원한 불교진[03b]리는 현금(現今) 정도의 과학으
         로서도 전부는 이해 못하는 바이나 장차 과학이 발달될수록
         그 진가를 더 발휘케 될 것이다. 그러나 아즉껏 미신이니 허위

         이니 온갓 비난공격을 밧든 불교가 금일 과학의 위대한 힘으                                        불교 교리의 흐름을 가만히 보면 후대로 갈수록 두 가지 서
         로 인하여 다소간이라도 이해케 됨을 실로 다행으로 생각하                                       로 다른 모습으로 대별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를 사성제 (四
         고 그 일부의 개략을 적어 보기로 한다.                                                聖諦)의 체계로 설명해보면, 초기불교에서는 고제(苦諦)와 집
                                                                               제 (集諦)의 분석에 치중하는 모습이 많이 보이는 반면, 후대로
                                                                               갈수록 멸제 (滅諦)와 도제(道諦)를 강조하는 모습이 많이 보인

                                                                               다는 것이다. 이는 20세기 초에 활동했던 러시아의 불교학자
                                                                               체르바츠키의 분석인데, 필자 역시 이 분석이 설득력이 있다
                                                                               고 생각한다.

                                                                                 사성제에서 고제와 집제는 현상 세계의 결과와 원인을 보
                                                                               여주는 구조이고, 멸제와 도제는 깨달음의 세계의 결과와 원
         10)  “엿보아 알다”
                                                                               인을 보여주는 구조이다. 다시 말해 전자가 중생의 고통과 그
                                                                               것을 야기하는 원인인 번뇌를 상세히 분석함으로써 사람들로
                                                                               하여금 그 고통의 구조를 벗어나게 하는 데 중점을 둔다면,
         최원섭    _ 동국대학교 불교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영상미디어의 불교 주제
         구현 연구”로 박사학워를 받았다. 성철선사상연구원 연구원과 금강대학교 인문한국연수센                        후자는 목표가 되는 깨달음의 세계를 제시함으로써 사람들로
         터 교수를 지냈다. 현재는 동국대학교 외래강사. 대중문화를 통해 불교를 전하는 일에 관심
         을 두고 있다.                                                              하여금 그곳에 빨리 도달하도록 격려하는 데 중점을 둔다. 불


         ● 고경                                           2017. 01.                                                                44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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