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 - 고경 - 2017년 1월호 Vol.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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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큰스님께서 “정말 하루 동안 24시간 안에 1만배를 했단
말이지. 내 그것은 생각도 못했네. 그래 그래 수고했다. 정말
수고했다.”고 만족해 하셨다 합니다. 그리고 나서는 백련암 신
도님들에게 “너거는 그렇게 집에서 열심히 기도하면서 1만배
하는 거 생각이나 해봤나? 거 비구니 신심이 대단하제.” 하시
며 곧잘 1만배 자랑을 하셨다고 합니다. 제가 1971년 3월에
백련암에 왔을 때 큰스님께서 “니는 절돈 1만원 내라.” 하셨으
니 그 일이 1970년 전후에 있었던 일이 아니었을까 추측해 봅
니다.
큰스님의 1만배 자랑이 있으신 후 신도님들 사이에 1만배
에 도전하는 분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나 봅니다. 큰스님 생전
에 칠성정 보살님이라고 계셨는데, 1970년대 말쯤 그 보살님 정심사 대적광전에서 1만배를 하고 있는 대중들
은 100일 동안 혼자 집에서 1만배 기도를 성취하는 최초의
기록을 세워서 큰스님을 놀라게 했던 기억입니다. 정말 힘든 았습니다. 세상에서는 지금도 “큰스님께서는 중생들을 쉽게
기도임에도 지금까지 알게 모르게 몇 분의 뜻있는 도반끼리 만나주시지 않고 3000배의 관문을 세워놓고 왜 중생들을 멀
표 나지 않게 가끔씩 1만배 기도를 해오고 있었습니다. 리 하셨을까?” 하고 아쉬움과 서운한 마음들을 가지고 계신
얼마 전, 하남 정심사에서 주지 원영 스님의 원력으로 11월 듯합니다.
26일 오전 9시에 시작해 27일 오전 9시에 마치는 1만배 법회 그러한 서운한 마음은 크지만 그렇게 한 번 뵙는 ‘인증샷’
에 90명 가까운 신도님들이 모였습니다. 공식적이고 공개적 이 각자의 인생에 얼마나 큰 울림으로 다가왔겠습니까? 백련
으로 모여 법회를 여법하게 회향하였고 동참한 신도님들의 암 3000배를 다녔던 신앙체험을 모은 『수행하는 즐거움』이라
환희에 젖은 모습은 감동적이고 극적이었습니다. 는 책을 읽고 나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스님들에게
1만배 법회의 성공은 신도님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일으켜 는 가족이 없으니 부부 간, 부모 자식 간의 관계와 정서를 정
매년 1월 첫째 토요일 오전 9시에 시작하여 일요일 오전 9시 말 모르고 있다는 죄송함이 밀려들고 또 큰스님께서 누구에
에 회향하는 1만배 법회를 백련암에서 시행하기로 마음을 모 게나 인정사정없이 “3000배를 해라.”고 하신 그 공덕이 얼마
● 고경 2017. 01.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