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고경 - 2017년 3월호 Vol.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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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유산이 맑게 퍼졌으면 하는 바람”
김택근 작가는 “성철 큰스님은 남이 아닌 자신의 허물을
탓하며 죽비를 들어 종단 밖이 아닌 내부를 향해 내리쳤다.”
며 “특히 봉암사 결사는 모든 삿된 것을 버리고 ‘부처님 법대
로 살자’는 사자후(獅子吼)였다.”고 평가했다.
1947년 가을 성철 스님을 포함해 청담·자운·향곡 스님 등
30여 명의 수좌가 의기투합해 봉암사 결사를 시작했다. 선종
의 본래 종풍을 살리면서 ‘부처님 법대로’ 살 것을 결의하고
실천했다.
김 작가는 “성철 큰스님의 흔적이 스친 거의 모든 장소를
방문해 토굴 생활을 유추하기도 하고, 기록을 찾고, 인터뷰하
는 등 최선은 다했지만 부족함을 느낀다.”며 “스님들은 말씀 김택근 작가가 『성철 평전』을 부처님께 올리고 있다.
들을 안 하시고 산속에서 오래 정진하기 때문에 삶의 행적이
끊겨 있는 부분에 대한 복원 작업이 만만치 않았다.”고 말했 성철 스님의 가르침은 평범한 듯 하지만 생각할수록 모골이
다. 또 “사상을 제대로 흡수하고 소개하기 위한 공부가 힘들 송연하다.”며 “권력에 취해 인간의 양심을 저버리는 이런 시대
때도 있었다.”고 했다. 에 우리는 남이 아닌 자신의 허물을 탓했던 스님의 위대한 유
김 작가는 “성철 큰스님은 평생을 생식하고 소식하며 옷가 산을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 두 벌로 사셨다.”며 “지구라는 별에 와서 삶의 자국을 가
장 적게 남겼음에도 향기로움은 가장 많이 퍼져간 분”이라고 “白日杲杲碧霄中(쨍쨍한 해가 푸른 하늘에 빛나고 빛나며)
성철 스님을 기렸다. 또 “큰스님의 위대한 유산이 맑게 퍼졌으 千深海底魚生角(천 길 바다 밑에서 고기는 뿔이 돋아나네)
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趙州雲門却迷路(조주 운문 스님은 도리어 길을 헤매고)
688쪽에 달하는 평전을 관통하는 성철 스님의 죽비 소리 萬朶산호광찬란(만 갈래 산호 가지는 그 빛이 찬란하네).”
는 세 가지다. 자기를 바로 보라. 남 모르게 남을 도우라. 남을
위해 기도하라. 저자는 “지극히 평범한 말씀이나 새겨 볼수록 이번 평전에서는 특히 1992년 1월 말 성철 스님이 급성 폐
● 고경 2017. 03. 22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