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7 - 고경 - 2017년 4월호 Vol.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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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추회요』, 그 숲을 걷다
문이다. 그리고 이 소핵자들은 지구가 자전하는 것과 같은 운
동을 하고 있고 [10a] 따라서 일정한 각운동량(角運動量)을 가
지고 있다. 우주 일체의 모든 물체는 이렇게 구성되여서 각종 밤낮으로 무량한 중생을
작용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만들어낸다
글 : 박인석
처음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유카와는 원자핵에서 양성자와 중성자
가 왜 흩어지지 않고 서로 묶여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다가 1935년 전자기
력에서 광자가 방출되고 흡수되는 것처럼 원자 내에서 알려지지 않는 입
자의 교환에 의한 것이라고 가정하고 핵이라는 매우 작은 공간에서 중성
자와 양성자가 모여 있기 위해서는 질량이 전자 질량의 약 200배인 새로
운 입자가 존재해야 함을 예언하였다. 이 입자의 질량이 전자의 질량과 양 우리가 함께 읽고 있는 『명추회요』는 중국 오대(五代) 시
성자의 질량 사이에 놓여 있기 때문에 처음에는 중간 정도의 질량을 가진
전자라는 뜻으로 메조트론(mesotron)으로 불리기도 했으나 이후 중간자 기의 영명연수(永明延壽, 904~975) 선사가 편찬했던 『종경록』
(meson)라는 이름으로 정착되었다. 1947년 영국의 파웰(Cecil Frank 100권을 10분의 1 분량으로 압축한 책이다. 책의 분량이 워
Powell, 1903~1969)이 전세계에 걸친 우주선(cosmic ray) 관측을 통해
질량이 전자의 약 285배이며 핵자들과 강하게 상호작용하는 파이중간자 낙 많아서 이를 선사 혼자서 다 썼을까 하는 의문이 제기되
(πmeson, pi meson, 또는 파이온pion)를 발견함으로써 유카와의 이론을
확증시켰다. 파이온이 처음 발견된 이래 많은 종류의 중간자가 입자 가속 기도 한다. <선림고경총서> 가운데 혜홍 스님의 『임간록』을 보
기를 통하여 발견되었다. 중간자의 질량은 파이온의 질량이 제일 작다. 유 면, 연수 선사께서는 항주에 있던 영명사(永明寺)에 천태종, 화
카와의 중간자론은 답보를 거듭하고 있던 20세기 전반 원자핵물리학의 발
전에 새로운 길을 열어주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엄종, 유식종의 3종의 스님들을 머물게 하면서 서로 논변하게
하였고, 그 가운데 해결이 안 되는 문제가 있으면 선종의 심
종(心宗)을 기준으로 그 난제들을 풀어주었다는 기록이 나온
다. 그래서 어떤 학자들은 위의 구절을 근거로 『종경록』이 여
러 사람의 공동 작품이라는 견해를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는 연수 선사가 비록 글의 소재들을
최원섭 _ 동국대학교 불교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영상미디어의 불교 주제
구현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성철선사상연구원 연구원과 금강대학교 인문한국연구센 여러 사람에게 제공받았을 수는 있겠지만, 그것을 하나로 엮
터 교수를 지냈다. 현재는 동국대학교 외래강사. 대중문화를 통해 불교를 전하는 일에 관심
을 두고 있다. 은 작업은 본인이 직접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왜 그런가 하
● 고경 2017. 04. 44 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