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 - 고경 - 2017년 4월호 Vol.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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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 9월에 ‘증여인 김병룡, 영수인 성철’로 하여 증여서에

                                                                                   그 기록이 남아 있다. 따라서 1947년 9월에 성철 스님이
                                                                                   경북 문경군 봉암사 결사에 들어간 해라고 할 수 있다.
                                                                                   김병룡 거사에게서 책을 기증받고 난 후 성철 스님은 거
                                                                                   처를 옮길 때마다 이 장서도 함께 옮겼으며, 스님이 백련
                                                                                   암에 주석하게 되면서 지금의 법당에까지 소장하게 되었

                                                                                   다. 이처럼 퇴옹성철 스님이 생전에 소장했던 불교고서는
                                                                                   대부분 1947년 서울에 살던 김병룡 씨로부터 증여받은
                                                                                   것이다. 성철 스님은 증여받은 장서를 포함해 자신이 소

                                                                                   장한 책에 인장을 모두 찍었는데, 그 장서인이 바로 ‘法界
                                                                                   之寶(법계지보)’이다. 백련암 소장 불서 중에서 ‘법계지보’
                                                                                   이외에 가장 많이 보이는 장서인은 바로 ‘劉聖鐘印(유성종
                                                                                   인)’이다. 퇴옹성철 스님의 소장본 중에서 혜월 거사 유성
                                                                                   종의 장서인이 찍힌 책은 대략 34종 142책이다. 이 책들

                                                                                   은 실제 유성종이 소장했던 불서들로 19세기 후반에 유
                                                                                   통되었던 불서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1970년대 백련암 장경각 앞에 선 성철 스님                                                 백련암 소장 장서에는 유성종의 장서인이 찍혀 있지는 않
                                                                                   지만 책의 표지에 적힌 글씨 등으로 볼 때 그의 소장본이
                                                                                   나 19세기 유통본으로 보이는 불서들이 상당히 있다.”
             책은 중국본이다. 중국본 중 일반고서는 140여 책, <가흥
             대장경>의 단역 경전이 180여 책이며 나머지 1280여 책                                   이 글을 읽고서 큰스님의 장서들이 이런 중요한 역사를 가
             이 대부분 근세 금릉각경처 (金陵刻經處) 등에서 간행된                                    진 줄도 모르고 지나온 무식이 엄청 부끄러웠습니다. 이 논문

             총서 형태의 책들이다. 퇴옹성철 스님이 이 장서들을 소                                    을 찬찬히 읽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보는데 더욱 놀
             장하게 된 배경은 김병룡(金秉龍, 1895~1956) 거사가 1947                            라운 사실은 큰스님께 책을 기증하신 김병룡 거사님에 대한



         ● 고경                                           2017. 04.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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