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 - 고경 - 2017년 4월호 Vol.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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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였습니다. 논문을 통해 김병룡 거사님에 대한 많은 사실
을 알게 되었고, 그 아드님 되시는 김일섭 거사님에게 전화를
드려서 이 논문에 빠져 있는 김병룡 거사님의 생몰연대를 여
쭈니 1895~1956년이라고 알려 주셨습니다. 이 논문에서 밝
혀진 김병룡 거사님의 불교출판의 자취를 살펴보겠습니다.
김병룡 거사님이 소장했던 불서의 원 소장자였던 혜월 거사
유성종(劉聖鍾, 1821~1884)은 19세기 후반 궁궐 내 음식을 담
당하던 반감(飯監)의 관직에 있으면서 파주 보광사와 서울 감
로암을 중심으로 거사들과 염불결사를 맺고 수행을 위한 불
서 편찬을 주도한 인물이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입증해 주 원택 스님이 백련암 장경각의 책들을 살펴보고 있다.
는 자료가 바로 현재 미국 하버드대학교 옌칭 도서관에 소장
되어 있는 『덕신당서목(德新堂書目)』이라는 불서 목록입니다.
『덕신당서목』에는 860여 종의 불서의 서명과 저역자가 필 까지 전해질 수 있었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 유래를 이재 (伊
사되어 있습니다. 이 서목은 불교 경전류와 한국과 중국 찬술 齋) 거사 유경종(劉敬鍾, 1858?~?)과 김병룡 거사에게서 찾을
불서뿐만 아니라 일본의 찬술 불서까지도 기록되어 있어 19 수 있습니다. 근대기 한국학을 대표하는 학자인 육당 최남선
세기 동아시아 삼국의 불교 사상과 신앙의 동향뿐만 아니라 (1890~1957)이 맏형 최창선과 함께 설립한 신문관(新文館)에서
서적의 교류사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됩니 1918년에 『선학입문』과 1919년에 『만선동귀집』이 출판됩니
다. 그런데 유성종이 서목을 소장했을 뿐만 아니라 직접 필사 다. 『선학입문』은 중국 수나라 때 천태지의가 쓴 『석선바라밀
하고 서목에 기록된 불서까지도 가지고 있었음을 입증할 수 차제법문』 10권의 내용을 1855년에 월창 거사 김대현 (?~1870)
있는 책들이 백련암 장경각 고서에서 발굴되었습니다. 백련암 이 상하 2권으로 요약한 책입니다. 당시 월창 거사에게 찾아
에 봉안된 큰스님 불서에서 동일한 장서인이 확인되는 것 만 가 이를 요약해 주기를 부탁한 이가 바로 혜월 거사 유성종이
해도 34종 142책에 이릅니다. 었습니다. 이로부터 63년이 지난 1918년에 이 필사본을 보고
그렇다면 혜월 거사 유성종의 장서가 어떻게 큰스님에게 서 기뻐하여 인쇄해서 유포하고자 한 이가 김병룡 거사였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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