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4 - 고경 - 2017년 5월호 Vol.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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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추회요』, 그 숲을 걷다
마음의 공능과 관련된 경론 및 조사의 어록이 대량으로 소개
되어 있다.
『종경록』의 위상과 이번에 소개할 내용은 『종경록』 문답장의 마지막에 해당하
믿는 공덕 는 92권과 93권의 얘기들로써, 이 책이 불교 내에서 어떤 위
상을 지니고 있고, 또 이 책을 잘 간직하면서 읽는 것이 어떤
공덕을 지니는지를 설명하는 부분이다. 이 책을 편찬한 장본
글 : 박인석
인이 직접 『종경록』의 위상과 공덕을 말해주는 것이므로, 그
설명을 한번 들어볼 필요가 있다.
원교(圓敎)와 일승(一乘)
『명추회요』는 『종경록』 100권을 10권 분량으로 간추린 책 『명추회요』의 683쪽부터는 『종경록』 92권-9판에 해당하
이다. 『종경록』이 크게 표종장(標宗章), 문답장(問答章), 인증장 는 내용이다. 특히 684쪽을 보면, 『종경록』이 어떤 교(敎)와
(引證章)의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이를 요약한 『명 승(乘)에 속하는지를 묻고 답하는 얘기가 나온다. 인도에서
추회요』 역시 같은 구조를 보이고 있다. 불교는 역사적인 흐름을 따라 초기불교, 부파불교, 대승불교
『종경록』에서 표종장은 제1권의 중반부까지로서, 선 (禪)과 와 같은 흐름으로 전개되었고, 그에 따라 다양한 경 (經)과 논
교(敎)의 핵심 종지가 무엇인지를 간략하면서도 핵심적으로 (論)이 형성되었다. 가령 초기불교 시대를 대표하는 『아함경(阿
보여주는 부분이다. 이 책의 종지는 단적으로 말해 ‘마음’으 含經)』과 대승불교의 정수인 『반야경(般若經)』, 『법화경(法華
로, 일심 (一心) 혹은 진심(眞心)과 같은 용어로 다양하게 표현 經)』, 『화엄경(華嚴經)』 등을 대비시켜 보면, 다루는 내용과 성
된다. 다음으로 문답장은 제1권 중반부터 93권까지 이어지는 격이 확연히 다름을 알 수 있다.
데, 종지와 관련된 다양한 물음과 대답이 이어진다. 여기에 나 문제는 이런 다양한 인도 불전들이 중국에 유입될 때는 대
오는 문답은 대략 300여 가지로서, 내용은 ‘마음과 만법의 관 량으로 한꺼번에 전해졌다는 점에 있다. 불경은 항상 “이와 같
계’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다. 다시 말해 마음을 근본으로 삼 이 나는 들었다. 한때 부처님께서…”로 시작되므로, 중국의 불
는다고 할 경우 생겨나는 수많은 의문들을 묻고 답하는 것이 교도들은 모든 불경이 다 한 분의 부처님께서 설한 것으로 간
다. 마지막으로 인증장은 94권부터 100권까지 이어지는데, 주하였다. 오늘날의 연구에 따르면, 인도의 불경은 시기를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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